당신의 지친 손목을 사랑합니다

기사입력 2008-04-27 15:05


[한겨레] 피로감 덜 느끼게 하는 손맛에 디자인적 완성도까지 더한 키보드와 마우스들

내 손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이는 누굴까? 애인? 아니다. 휴대전화? 아니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정답이다. 키보드는 자판만 잘 누를 수 있으면 되고, 마우스는 클릭할 수만 있으면 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 맘을 알아주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있으면 컴퓨터와 함께 지내는 하루 8~10시간은 더 편안해질 수 있고, 컴퓨터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편안해지면 삶의 질 역시 자동으로 올라가기 마련이다. 편안함을 책임져 줄 키보드와 마우스는 뭐가 있을까?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김정철/‘바이컴닷컴’ 이사·IT칼럼니스트

블루투스 2.0, 보는 즐거움까지


키보드 로지텍 ‘디노버 엣지’/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톱 7000’

키보드를 업그레이드하라고 누군가 조언한다면 도대체 왜 그래야 하냐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더 선명하고 넓은 화면을 즐기려고 모니터에 돈을 투자하는 것처럼 타이핑을 많이 하는 사용자라면 좀더 쾌적한 업무 환경을 갖추기 위해 키보드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키보드를 업그레이드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생각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는 블루투스를 채택한 제품이 늘어나는데 적외선식에 비해 송수신 거리가 더 길고 배터리 소모도 적은 편이여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블루투스 방식 제품들의 가격대는 일반 적외선식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로지텍 ‘디노버 엣지’는 최신의 블루투스 2.0 기술을 적용한 무선 키보드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편리함으로 찬사를 받는 고급 키보드이다. 20만원 가까이 하는 가격은 조금 부담스럽지만 충분한 가치가 느껴지는 제품이다. 특히 스탠드형의 멋진 충전기와 완성도 높은 본체 디자인, 그리고 주황색 발광다이오드(LED)의 디자인적 완성도는 상당한 편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주는 흔하지 않은 키보드다.

또한 부드러우면서도 절묘한 탄성을 가진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감은 장시간 타이핑 시에도 피로감을 덜 느끼게 하며 손맛 역시 일품이다. 블루투스 2.0 기술 덕분에 침대에 누워서도 업무를 볼 수 있으며 반응 속도의 느림으로 무선 키보드에서 흔히 발생했던 스트레스도 거의 느낄 수 없다. 완충 시에는 수개월 동안 충전을 해줄 필요가 없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인 점도 특징이다. 기능으로는 노트북에서 볼 수 있는 터치패드를 제품 오른쪽에 갖추어 마우스 없이도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고, 터치식 볼륨 스위치도 매우 편리하다. 업무용은 물론 멀티미디어용으로 사용할 때에도 빛을 발할 제품이다. 다소 비싼 가격과 키패드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 점은 단점이지만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가졌기 때문에 컴퓨터 업그레이드 뒤에도 반영구적으로 쓸 만한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 데스크톱 7000’은 마우스와 키보드가 한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다. 키보드는 블루투스 2.0 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컴포트 커브 배치)이 특징이다. 컴포트 커브 방식의 키보드는 장시간 타이핑에도 손목의 무리가 적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한다. 7000 키보드는 멤브레인 방식의 제품으로 마치 노트북과 같은 부드러운 키감을 가졌고 멤브레인 방식 제품답게 가볍고 슬림하다. 일반키 외에 추가적으로 상단에는 터치식 기능키를 지원하여 일반키와 구별을 두었다.


7000 키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답게 윈도우 비스타의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다양하게 제어하는 멀티미디어 키를 지원하는 점이다. 볼륨 조절과 터치패드는 물론 확대경 버튼과 윈도우비스타의 가젯 버튼을 지원한다. 또한 멀티미디어 제어 버튼도 다수 지원하여 녹화·재생·건너뛰기 같은 기능과 인터넷 전화 연결 버튼도 지원하여 윈도우 메신저 사용 때나 인터넷 전화 사용 때 유용하다. 배터리는 일반 알칼라인 건전지 네 개를 사용하는데 6개월간 배터리를 갈아줄 필요가 없을 정도로 효율이 뛰어나다. 비결은 키보드 하단의 손바닥 접촉 부위에 달린 센서 때문이다. 사용자의 손이 키보드에 닿아야 키보드가 활성화된다. 사용할 때 키보드 받침이 없는 점은 조금 불편하고 키패드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마우스와 세트여서 따로 살 수 없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마우스 역시 쓸 만하기 때문에 세트를 함께 살 때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블루투스 기술의 쾌적한 업무 환경과 다양한 기능키, 그리고 윈도우와의 궁합을 고려한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서범근/ 디지털 칼럼니스트

사이드 버튼으로 강약도 인식



마우스 에볼루언트의 ‘버티칼 마우스’/ 로지텍 ‘G9 마우스’/ 애플 ‘마이티 마우스’

마우스의 입지적 위치가 변모하는 요즘이다. 과거와 달리 컴퓨터를 살 때 증정하는 부수적인 주변기기가 아닌 컴퓨터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품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사람들이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마우스를 잡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며 대중들에게 웰빙의 개념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제품의 질에 민감한 프로슈머라는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마우스는 단순한 컴퓨터 주변기기를 벗어난 완성된 하나의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인의 질환 중에 ‘손목터널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마우스를 오래 사용하여 발생하는 증상으로 손목 저림이나 어깨 결림 등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 그 원인은 마우스를 사용하게 되면 발생하는 팔과 관절의 뒤틀어짐이 오랜 시간 유지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에볼루언트의 ‘버티칼 마우스’는 마우스의 그립을 높여 바꾸어 마우스를 사용해도 팔과 관절의 뒤틀어짐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즉, 손을 눕혀서 마우스를 쥐게 하는 것이 아닌 손을 옆으로 편하게 놓은 상태로 마우스를 쥘 수 있다. 버티칼 마우스는 네 개의 버튼과 2600dpi의 광마우스로 성능은 모자람이 없다. 다만, 손의 위치가 바뀜에 따라 어색할 수 있으며 새로운 사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 열쇠다. 하지만 실제로 손목터널 증후군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버티칼 마우스를 사용한 이후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졌다고 하니 효과는 입증된 제품이다. 소비자가 7만원대지만 병원비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다.

맞춤 양복이 존재하는 것은 사람의 체형과 취향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의 손 모양도 제각각이며 마우스에 대한 취향도 제각각이다. 로지텍 ‘G9 마우스’는 맞춤까지는 아니지만 손 모양과 취향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완화해 주는 마우스다. 사실 로지텍 G9 마우스는 게임용 마우스라는 정체성이 있지만 무게 추를 추가하여 무게를 변경할 수도 있고, 감도는 물론 마우스의 발광다이오드(LED) 색상까지 바꾸는 카멜레온과 같은 마우스다. 무엇보다 그립 교체를 할 수 있어 마우스 크기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 버렸으며 앞으로 다양한 모양의 그립이 추가 발매된다고 한다. 3200dpi의 레이저 엔진으로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며 반응 속도는 단연 최고, 로지텍의 최신 기술인 마이크로 기어의 도입과 프리시전 스크롤 휠은 기본이다. 현재의 설정을 마우스 자체에 기록하기 때문에 진정한 나만의 마우스를 가질 수도 있다. 가격은 10만원대다.

애플의 혁신적인 무선 마우스 ‘마이티 마우스’는 마우스 버튼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기존 애플 마우스처럼 마우스 전체를 누르는 방식은 변함이 없지만 버튼 앞쪽에 양쪽으로 터치센서를 달아, 버튼을 누르는 감각을 유지하며 두 개의 버튼을 사용하도록 구성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마우스 표면 위에 점처럼 튀어나온 스크롤 볼이다. 최신 마우스에서 채용하는 틸트 휠보다 앞선 개념의 스크롤 볼은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이는 마우스 하나를 더 장비한 것과 같은 개념을 가진다. 사이드 버튼의 경우 강약을 인식하는 기능을 가지며 레이저 트래킹 엔진을 채용했다. AA 건전지 하나를 사용해도 마우스가 작동하지만 두 개를 사용해도 되는 재미있는 전력 시스템을 갖췄다. 당연하지만 애플다운 심플한 디자인은 그 어떤 컴퓨터 환경에도 어울린다.
by 100명 2008. 4. 27.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