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풀HD TV 가격 30% 인하

소니가 삼성전자에 빼앗긴 TV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다음달 북미 시장부터 40인치대 풀HD TV 가격을 대폭 인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이후 뚜렷한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대형 LCD 패널 가격도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대만 패널업체는 물론이고 소니에 TV용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S-LCD도 큰 폭의 가격 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다음달부터 북미 시장에서 40인치 풀HD TV와 46인치 풀HD TV 가격을 각각 1199달러와 1599달러에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가격보다 무려 30%, 20%씩 인하한 수준이며, 성수기를 앞둔 통상적인 인하 수준인 200∼300달러보다 많다.

 소니의 가격 인하는 미국 현지 시장에서 급부상한 ‘비지오’를 강력히 견제하는 한편 더 이상 점유율을 빼앗긴다면 삼성전자에 영원히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니는 올 초 전 세계 LCD TV 시장에서 총 2000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고,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2400만대의 공세적인 판매 목표로 상향 조정했다.

 소니가 다음달 40인치대 대형 풀HD TV 가격을 대폭 조정하게 되면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던 TV용 LCD 패널 가격에도 즉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40인치 풀HD 패널의 평균 가격은 560달러, 원가는 490달러 수준이지만 패널을 원가 수준으로 공급받는다면 TV 한 대당 최소 200달러 정도의 가격 인하는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제혁 디스플레이뱅크 이사는 “유통 이윤 조정까지 감안하면 최고 500달러의 급격한 가격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며 “소니가 S-LCD에서 패널을 원가 수준으로 공급받는 대신 라인 가동률을 극대화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당장 AUO·CMO 등으로부터 보급형 모델로 40인치대 풀HD 패널을 공급받는 한편, 삼성전자의 S-LCD도 공급가를 곧 낮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만간 40인치대 패널 가격이 풀HD급을 포함, 5∼10% 하락하면서 동시에 대형 평판TV의 새로운 수요도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부재호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소니가 공세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도 맞대응하면서 전반적인 TV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며 “만약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정도로 파급력을 갖는다면 패널 업계에는 판가 하락과 더불어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라는 양면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8. 4. 23. 0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