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아이디 팔아요' 옥션발해킹 2차 피해 확산 조짐

기사입력 2008-04-21 12:03 |최종수정2008-04-21 14:36

회원 1081만명의 아이디(ID)와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최대 규모의 ‘옥션발 해킹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조선족사이트 등에 옥션의 개인 아이디 등을 팔겠다는 게시글이 버젓이 올라오는가 하면 유출된 개인 정보가 악용된 것으로 보이는 보이스 피싱과 명의도용 피해 사례 등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옥션 해킹사건 이후 다른 포털사이트와 메신저. 온라인 게임 등에서도 해킹 사고도 잇따르는 등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옥션’ 아이디 팔아요. 보이스피싱에 명의도용까지 각종 2차 피해 확산

중국내 조선족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 ‘OKSKY’의 자유게시판. 지난 11일 아이디 ‘jgifjff’가 “네이버 아뒤. 옥션 아뒤 대량으로 싼가격에 팝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판매자는 자신의 e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함께 올렸다. O2SKY는 연변망통공사가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로 중국 지린성 소재 중국동포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런 내용이 국내에 전해지자 지난 20일 이 글은 삭제됐다.

경찰은 옥션 해킹이 중국에서 처음 시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옥션 해킹으로 유출된 아이디들이 이처럼 중국 내 각종 사이트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청은 중국 공안과 협조해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피해들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 네이버의 ‘명의도용 피해자 모임’등 피해자들이 모인 사이트에는 개인정보가 유출된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과 스팸메일에 시달리고 있다는 피해글들이 1000여개 이상 올라와 있다. 한 여성은 카페에 “괴한이 전화를 걸어 남동생이 다쳤으니 돈 3000만원을 보내라’고 했다”는 피해 사례를 올렸다. 이와함께 자신도 모르게 성인사이트 등에 아이디가 개설돼 있다는 피해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줄잇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확산 방지 시급

옥션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도 여기저기서 접수되고 있다.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가 서비스하는 메신저 ‘네이트온’에서 훔친 아이디로 접속해 선후배로 등록된 이용자들에게 ‘갑자기 사고가 났으니 돈이 필요다’라며 돈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해킹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미 유출된 개인정보이거나 혹은 개인 PC에 설치된 해킹 프로그램에 의해 유출된 정보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개인정보 해킹에 의한 피해는 특히 게임사이트들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액션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최근 들어 이용자의 계정이 도용되는 사건의 접수가 급증했다. 개인 PC를 통한 아이디 해킹 사례는 지속적으로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와 그 수가 급증해 옥션발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킹과 그로 인한 아이디 등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지금까지 종종 있어 왔으나 업계의 대응이 허술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옥션 사건을 계기로 업계가 정부가 함께 안전장치및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8. 4. 2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