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두부기의 실패

** 투자 실패로 본 지역별 특성 **

중국에서 한국인들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도전과 패기의 정신으로
중국에 첫발을 디디게 되면서 접하게 되는 중국인들.
중국에 몇 년 상주하게 되면 소설책 한권 정도의 이야기 거리는
누구나 생길것입니다.

요즘은 인터넷이라는 통신매체의 발달로 하여, 중국인의 상술과
중국인들과의 사업상에서 생기는 문제점등에 있어서 많은분들이
상당히 많은 이해와 정보를 가지고 중국을 접하게
됩니다만 그런데 중국에 들어와서 실제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취득한 정보는 어설픈
것이 되어 버리고, 사업의 시작이 모르는 사이에 잘못된 밑바탕에서
시작을 하게 되는 경우가 아직도 대부분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중국의 각 지역마다 확연히 다른 기업 인프라와
또 확연히 다른 현지인들의 기질 에 있다고 봅니다.
중국 전문가라는 말을 감히 사용못하고, 지역 전문가라는
말을 사용하고, 지역 전문가를 육성하자고들 하는 것도 이러한 바탕 위에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산업별 전문가가
육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또한 엄청나게 넓은 중국의 극히 일부 지역만을 조금 알고
있을 뿐이고, 접해본 사업 분야도 한계가 있읍니다만, 저의 실제
경험과 주위의 기업가들의 경험을
종합하면 중국 사업에 있어서 지역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게 될것입니다.

먼저 우리 한국 기업들의 지역 선택의 잘못으로 사업이 실패한
사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사례1 ( 즉석 두부기의 실패 )

즉석 두부기’ 다들 아실것입니다.
기계에다가 콩을 집어 넣으면, 자동으로 두부가 생산이 되고 비지와
두유가 같이 나옵니다.
중국 사람들 우리 한국사람 못지 않게 두부를 좋아 합니다.
재래시장에서 팔고 있는 대부분의 두부는 개인들이 가정에서
직접 맷돌로 콩을 갈아서
오랜 시간을 두고서 만든뒤 유통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중국 시장에서 한국제 즉석 두부기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돈을 싸들고 이 설비를 구매할려고 한국으로
날아 왔습니다.
( 중국 사람들 돈이 된다 싶으면, 현금 싸들고들 찾아 옵니다.
그리고 제품도 없는데 예약금부터 냅니다. 정말 화끈하고 빠릅니다.
누가 이들을 만만디라 할수 있을지…)
포화된 한국 시장에서 그럭저럭 유지하던 설비 제조업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한달에 10대를 팔기가 어려웠는데, 한번 주문에
수십대를 주문하는 중국인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중국 특수가 시작된 것입니다.

자 이런 현상이 생길 때 이것을 지켜보고 '그렇다면 중국에서 직접
설비를 만들어서팔아보자’ 는 사람들이 나타나겠지요.

한국에서 이 설비의 중국 수출 가격이 대당 700만원이라고 볼 때
무역 비용과, 중국수입 관세, 부과세등을 합하면 800만원선에서
중국에 도착이 될것으로
보여지는데, 이것을 중국에서 싼 인건비를 이용하여 생산을
할경우 한국 제조 원가의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합니다.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산보다 앞서고, 수입 제반 비용이 들지 않으니
중국에서 만들기만 하면 한국에서 설비를 사가는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가지 않고 내 제품을 사겠지 하는 판단..
잘못된 판단도 아니고, 또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판단하에서 많은 한국 제조 업체들과 기술자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차리고, 생산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실패를 하여 철수를 하였고,
현재 존재하는 기업들도 하루, 하루가 어렵습니다.

제가 보는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처음 이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시작할때만 하더라도 경쟁자는
한국의 제조 업체들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을 하는 업체 대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간의 경쟁만을 생각하였는데,
“아니 이럴 수가” 어느 틈에 중국기업들이 모방품을
쏟아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생각도 못하였던 별의별 제품이 나 나옵니다.
값비싼 기름 보일러는 아주 값싼 연탄 보일러로 대체를 하고,
외관을 중시되던 제품들이
대충 대충 제품만 만들수 있게끔 하여 시장에 쫙 깔립니다.
경쟁자가 중국 현지 기업들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참 어렵게 되었습니다.
과연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길수 있을까요?

즉석 두부기란 것이 제작하는데 있어서 아주 어려운 제품이 아닙니다.
도면만 있다면 왠만한 기계 공장에서는 충분히 제작이 가능한 설비입니다.
즉석 두부기 하나에만 목을 매단 한국회사와는 달리 중국 기업들은
기존 품목에 한 개를 추가한것이라서 이 제품이 잘 안팔려도
그렇게 대미지가 없습니다.
제품의 판매루트와 도매상, 그리고 소비자들과의 정보도 이들이 유리합니다.
제조 원가도 이들이 훨씬 값싸게 할수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점에서 불리하게 된것입니다.
모든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지역만 선택을 잘 하였더라도 하는 아쉬움을 가집니다.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이 자리를 잡은곳은 산동성의 청도와
연태, 위해 지역이고, 요녕성의
대련과 기타 우리 한국인들이 자리를 잡은 지역들입니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중국에서는 나름대로 기계 제조업이 발달되었고,
청도나 대련의 경우 시장 규모도 적다고는 볼 수가 없는 지역입니다.
( 청도의 경우 광역시 형태로서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하고, 총 인구가
600만명 정도이고, 청도시내의 인구는 120-150만명 정도임)
한국의 중소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지역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들 지역은 중국 전체를 놓고 볼 때 상업의 중심 위치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교통편도 중국 전체를 놓고 볼때는 타 지역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들고,
도시의 지명도도 대단한 편이 아닙니다.

우리 한국의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고( 특히 판매 부분) 기업적 환경도 유리하듯이
중국에서 이러한 지역은 북경 천진벨트와
상해 지역, 그리고 광주, 심천, 홍콩까지 연결되는 광주 지역,
이 세곳으로 나눌수 있을것입니다. 중국에서 가장 소득이 높고, 소비가 크며,
고급 제품들이 판매되는곳

그리고 전 중국 상대의 영업활동이 가능한 이들 지역에서
즉석 두부기를 직접 제작을 하여 판매를 하였다면, 지금쯤은
그 지역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지역은 너무 싼 제품도 팔리지를 않고, 설비의 외관도
조금은 중시를 하고체인점 영업도 활발한 곳입니다.
중국내에서 그래도 한국 시장과 가장 유사한 지역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자체 시장이 워낙 크다는 것과 전 중국
상대의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겠지요.(물론 이들 지역에 자리를
잡을려면 청도나 대련 지역보다는 투자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야 합니다.)

오늘도 상해 기차역 앞에는 낮익은 디자인의 즉석 두부기
선전 간판이 여기 저기 걸려 있습니다. 북경에서 방송되는 케이블 TV에는
즉석 두부기 체인점을 모집하는 광고가 요란합니다. 그 제품도
디자인이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군요.

중국 특수로 인하여 시작된 우리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또다시 실패로 돌아가고 우리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야할 자리에는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서 새롭게 번창하고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졸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by 100명 2008. 4. 16.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