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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 영화 침체는 스크린쿼터 축소 때문"
서울=뉴시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영화의 침체가 '스크린쿼터제'의 축소 때문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영화가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로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2001)'를 통해서다. '엽기적인 그녀'는 중국에서 불법 DVD만 1억장 이상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의 원조가 '엽기적인 그녀'에서 비롯된 셈이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한국 영화계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한류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잠에 깬 실체를 보여줬다"고 평가를 내렸다.
그 후 '색즉시공(2002)',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 무수히 많은 한국 영화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특히 '색즉시공'은 심지어 후속판이 나오기도 전에 '청춘'과 '은장도' 등이 '색즉시공 2, 3'이라는 시리즈로 둔갑해 유통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이 같은 한국 영화 광풍은 심지어 한국의 음식, 패션, 습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를 중국인들의 생활 속 깊이 침투시키면서 한국 영화를 즐겨 보는 광적인 한국 마니아들까지 생성시켰다.
신화통신은 한국 영화가 이토록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한국이 자국 문화산업 보호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은 그 사례로 한국이 일정 기준 일수 이상 자국 영화를 상영토록 하는 '스크린쿼터제'를 시행한 것을 들면서 이 같은 제도는 영화산업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 영화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이를 축소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신은 특히 김대중 정권 시기부터 한국의 영화산업이 호황기를 맞기 시작했는데 이는 스크린쿼터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한국은 스크린 쿼터제를 통해 한국 영화 점유율을 지난 1991년 15.9%에서 2004년에는 62%까지 끌어올렸다"며 "그러나 지난 2006년 7월1일 한국영화의 의무상영일수를 종전의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한 후부터는 줄곧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예로 2006년 상영된 108편의 한국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이 22편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2007년 개봉된 112편의 한국영화 중에는 13편만이 손익분기점을 넘겨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한국 영화가 침체기로 들어선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치게 높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거품 현상을 지적했다. 오랫동안 유지돼 온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결국 한국 영화를 불황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이에 대해 한국의 영화업계는 '군살 빼기'에 돌입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며 한국이 실시해 온 '스크린쿼터제'와 같은 자국 문화산업 보호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륙이라는 특성상 한 번 뜬 영화와 드라마, 가수 등은 최소 5년간 지속된다. 중국 중앙방송인 CCTV를 비롯해 각 지방 방송도 다양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수차례 방송을 내보내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인기를 끌 경우 그 지역에서 잠잠해질 즈음에는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일종의 '도미노식 인기'가 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지금은 해체됐지만 그룹 HOT의 경우 아직도 중국의 소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이점을 잘 이용만 한다면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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