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종주국 일본 위상 흔들

기사입력 2008-04-10 08:00
생산량 선두 샤프, 독일 큐셀에 1위 자리 내줘

교세라ㆍ산요도 밀려나 당분간 하락지속 전망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국인 일본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렸다.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줄곧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 1위를 달렸던 일본 샤프가 지난해 독일 큐셀(Q-Cells)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세계 3위였던 일본 교세라는 중국 선텍(Suntech)에 밀려 4위로 밀렸다. 일본 산요는 2006년 세계 5위에서 지난해 8위로 떨어졌다.

9일 독일의 태양광산업 리서치 업체인 포톤인터내셔널이 최근 발간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태양전지 1위 업체는 389.2메가와트(MW)를 생산한 독일 큐셀이었고, 태양전지 최강자였던 샤프는 363MW를 생산해 2위로 내려갔다. 중국의 선텍이 336MW로 3위를 기록했고, 이어 교세라(207MW), 미국 퍼스트솔라(200MW), 대만 모텍(176.4MW), 독일 솔라월드(170MW), 산요(165MW) 등의 순이었다.

독일 큐셀은 지난해 전년대비 태양전지 생산량이 54% 늘었지만, 샤프는 오히려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세계 톱 10 태양전지 업체 가운데 지난해 생산량이 줄어든 업체는 샤프가 유일했다. 샤프는 태양전지 연간 생산능력을 2006년 600MW에서 지난해 710MW로 늘렸지만, 태양전지의 주원료인 실리콘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생산라인의 절반가량을 가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포톤인터내셔널은 밝혔다. 이에 따라 샤프의 세계 태양전지 시장점유율도 2006년 17.1%에서 지난해 8.5%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포톤은 샤프의 생산량이 급감한 것은 지난해 급상승한 폴리실리콘 가격으로 샤프가 실리콘 재생설비를 갖추는데 집중했고, 폴리실리콘이 많이 소요되는 결정질 태양전지에서 벗어나 실리콘 소요량이 적은 박막형 태양전지 양산설비를 갖추는데 투자를 집중키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는 지난해 7월 오사카현 사카이에 10세대 LCD 패널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이 계획엔 1기가와트(GW)의 박막형 태양전지 모듈 생산라인이 포함된 것이라고 포톤측은 덧붙였다.

샤프는 올해 생산 예정량이 380MW 수준이어서 올해엔 세계 3∼4위 권으로 밀려날 것이고, 샤프의 박막형 태양전지 생산라인이 갖춰지기 전까지 당분간 점유율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포톤측은 전망했다. 또한 올해 교세라는 세계 11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며, 산요는 13위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2006년만 해도 922.2MW 생산량과 36.4%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국이었지만, 지난해엔 932MW 생산량과 21.8% 점유율로 2위로 하락했다. 대신 2006년 383.4MW 생산량과 15.1% 점유율로 세계 3위 생산국이었던 중국이 지난해 1.2GW 생산량과 28.1% 점유율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독일은 지난해 875.6MW 생산량과 20.5% 점유율로 2위를 지켰다. 2006년 6.7%의 점유율로 5위 생산국이었던 대만은 지난해 10.8% 점유율로 미국(6.4%)을 누르고 4위로 올라섰다.

한편 현대중공업, KPE, 미리넷솔라 등 태양전지 생산업체를 둔 한국의 4월 현재 생산능력은 약 100MW, 생산량은 40MW 가량으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내년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은 약 600MW, 생산량은 최대 400MW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10년말 쯤 중국, 독일, 일본, 대만, 미국에 이어 세계 6위 태양전지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010년 쯤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태양전지 업체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y 100명 2008. 4. 10. 2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