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탄생, 10년의 변화들

기사입력 2008-04-08 07:21


[OSEN=조경이 기자] 10년 전 19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 강변이 처음 생겼을 때 모두들 신기해했다.

은행 창구를 연상시키는 티켓팅 공간과 11개 상영관에 1천 700여 석의 좌석. 그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러 간다기 보다는 생소한 공간을 견학한다는 기분으로 멀티플렉스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구경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젠 멀티플렉스는 우리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이제 ‘멀티플렉스에 간다’는 말과 맥락을 같이할 만큼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영화 보러 갈까? 어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프리머스 씨너스 어디로 갈까?”

영화가 주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메가박스로 가자. 뭐 하러?” “쇼핑도 하고 놀기도 하고 시간 되면 영화를 보든지” 쇼핑몰에서는 이런 관람객의 행태를 반영하듯 멀티플렉스의 입주를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영화관에 영화만 보러 간다는 것은 옛말이 됐고 갖가지 오락을 즐길 공간으로 탄생했다. 그렇게 되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원스톱 서비스…쾌적한 오락 공간으로


CGV 측은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10년 전과 그 후의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서비스 개념이다”며 “과거 단관 극장에서는 서비스 개념이 없었다. 현재는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해서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상영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몰의 개념이 생겼다. 외식 쇼핑 영화 등을 다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개념이 멀티플렉스 도입으로 생기게 됐다”고 밝혔다.

멀티플렉스의 설비도 최첨단을 달리며 매년 진화했다. 돌비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2시간 동안 가장 안락한 자세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의지를 구비했다. 의자에 컵홀더가 부착되고 팔걸이가 올라가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이 갖춰진 의자가 설치됐다.

또한 CGV 측은 “일반 상영관 중 가장 진화된 형태의 ‘CGV 스타관’ 좌석은 국내 최대의 넓이인 좌석(640cm)과 최장의 앞 뒤 좌석 간격(1,200mm)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리가 길거나 몸집이 큰 사람도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소개했다.

영화를 선택하지마, 먼저 영화관을 선택해!

멀티플렉스가 생긴 이후 또 하나의 가장 큰 변화는 관객들이 영화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먼저 선택한다는 것이다. CGV 측은 “과거에는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영화를 선택한 후에 영화관을 찾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멀티플렉스에 많은 영화들이 걸려있으니 일단 영화관을 간 후에 영화를 선택한다. 영화관을 찾는 전후의 사고가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메가박스 측도 “단관 극장의 경우 상영하는 영화가 제한되어 있어 영화를 먼저 선택한 후 극장을 선택했다면 멀티플렉스가 생긴 후에는 극장을 먼저 선택한 후에 영화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관람 행태가 바뀌었다”고 동일한 의견을 내놓았다.


10년 후의 멀티플렉스는

멀티플렉스가 생긴 이후 10년간 관객수는 총 4배가 늘어 연간 1억 6000만 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고 있다. 앞으로 멀티플렉스는 어떻게 진화해서 까다로운 관객들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을까?

CGV 측은 “3D로 차별화시킨 상영관이 앞으로는 4D를 갖추게 될 것이다”며 “시각 청각 촉각 후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영화 속에서 태풍이 불어 닥치면 극장 안에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면 물방울이 떨어지고, 영화에서 꽃밭이 나오면 꽃 향기가 풍겨오는 등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상영관이 올해 안에 상암 CGV에 생긴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는 영화를 보는 장소에서 나아가 복합 문화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2007년에 건대입구 일산 부평 전주 안산 광주 등 전국 6개 관에 전문 공연 시설이 도입된 Live City관을 설치해 지난해 7월부터 아동극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연극 및 영화를 관람하게 하면서 미래의 잠재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by 100명 2008. 4. 8.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