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소니언의 실수' 27년만에 초등학생이 발견

기사입력 2008-04-03 13:32
지질연대표의 선(先)캄브리아대 잘못표기 찾아내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nowhere@cbs.co.kr] 올해 11살의 5학년 초등학생인 켄튼 스터플빔(Kenton Stufflebeam).

미국 미시건주 앨리건의 알라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켄튼은 지난달 봄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을 찾았다.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은 한해 평균 6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명소.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박물관 이곳저곳을 훑어보던 켄튼은 어느 순간 선사시대 지질연대표에 시선을 멈추게 된다.

이 지질연대표는 박물관측이 1981년 개관할 당시부터 전시관에 조형물 형태로 알기쉽게 만든 '시간탑'(Tower of Time).

그러나 켄튼은 연대표의 맨 첫단계인 '선(先)캄브리아대'(Precambrian Eon)가 특정시기를 의미하는 '선(先)캄브리아기'(Precambrian Era)로 활자화된 사실을 발견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켄튼은 아버지와 함께 박물관 안내데스크를 찾아가 오기(誤記)사실을 알렸다.

1981년 개관한 이래 그동안 수천만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시간탑'을 지나쳤지만 27년만에 11살 초등학생이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스미소니온의 실수를 발견한 것이다.

박물관 측은 지난주 켄튼이 '정확하게'(spot on) 잘못을 지적했다고 편지를 보냈다.

박물관은 켄튼에 보낸 편지에서 '선(先)캄브리아대는 지구 탄생 이전(46억년전)과 고생대 캄브리아기(5억7천만년전)의 중간시기를 포함하는 시대로 사실상 시간단위의 표현이 불가능한 시간의 무한단위'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동시에 순(純)고생물학 담당부서의 이같은 입장을 전시담당 책임자에게 전달했다고 박물관측은 덧붙였다.

한편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로레인 램스델 학예사는 "선(先)캄브리아대의 'eon'이 어떻게 처음부터 'era'로 표기됐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7년동안 이곳을 지나간 수많은 관람객들도 이같은 잘못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사실은 매일 '시간탑'을 마주해온 순(純)고생물학 담당부서 책임자들이 더욱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by 100명 2008. 4. 5.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