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개선방향은?

충무로의 한 영화 감독은 "할리우드도 똑같이 소재가 고갈됐지만 조폭 영화를 만들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다른 소재를 찾는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 등 해외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그런 사례"라면서 "우리나라는 소재 개발에 투자를 안 한다. 제작비 중 30~40%는 배우 출연료로 쓰이지만 시나리오에는 수천 만원 투자하는 것도 아까워하다 보니 유능한 시나리오 작가가 안 나온다"고 귀띔했다.

볼거리를 강화해 폭력 수위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만 먹히는 조폭 영화 대신 해외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작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는 "중국에서 세계화를 겨냥해 무협영화를 만들듯 충무로도 국제화할 수 있는 영화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며 "최근 '놈놈놈'처럼 기존에 있는 장르(만주웨스턴)를 새롭게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 분업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현정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우리나라 감독들은 시나리오에서 연출까지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다"며 "소재를 다양화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획전문 프로듀서 양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제작비에서 배우의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한국 영화의 제작비 구조도 문제다. 출연료에 많은 돈이 지출되다보니 시나리오에 투여되는 자금이 부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by 100명 2008. 7. 14. 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