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웬 '공한증'

기사입력 2008-03-27 12:39 |최종수정2008-03-27 12:49
불법 다운로드 무서워 한국 먼저 개봉한다고?

美개봉 하루만에 한글 자막까지 입힌 파일 나돌아

세계무대 흥행여부 가늠 '테스트 베드' 긍정 측면도

 한국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테스트 베드(Test Bed)'로 떠오른 속사정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해 '트랜스포머' '내셔널 트레져: 비밀의 책' 등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된데 이어, 미국 MGM의 '페숄로지'가 4월 17일 세계 최고 개봉을 확정했다. SF영화 '아이언 맨'은 미국보다 이틀 앞당겨 4월 30일 개봉하며, 워쇼스키 감독의 화제작 '스피드 레이서'나 판타지 대작 '나니아 연대기 2: 캐스피언의 왕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가 미국보다 하루 앞서 한국 팬들을 만난다.

 이같은 개봉 일정은 한국에서의 성적이 이후 세계 무대에서 흥행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전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화려한 미사어구 뒤엔 다른 그림자가 버티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 또한 높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불법 다운로드의 천국으로 악명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세계 최고 IT 강국답게 미국에서 개봉한 지 하루만에 국내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관련 파일을 찾아볼 수 있다. '어둠의 경로'를 통해 한국어 자막까지 입혀진 파일을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따라서 해외 시장에 비해 한국 개봉이 늦어진 영화의 경우 마케팅 담당자들은 묘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게 된다. "이미 관심이 있는 사람은 다 봤는데 누가 극장까지 나오겠냐"는 비아냥까지 듣기도 한다. 때로는 불법 다운로드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영화가 대박이 터지는, 흥행 이변이 속출하기도 한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가 심각하다. 한국영화 뿐 아니라 전체 문화콘텐츠에 대한 수익성을 극심하게 떨어뜨린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by 100명 2008. 3. 27.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