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망향詩 적힌 찻잔…400년만에 일본서 귀향

기사입력 2008-07-14 11:40


[CBS국제부 최한태 기자]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도공이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한글 시(詩)에 담아 만든 찻잔이 400년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다.

아사히신문은 한글로 망향(望鄕) 시를 적은 에도(江戶)시대의 녹차 찻잔이 400년만에 바다를 건너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14일 보도했다.

화제의 이 찻잔은 직경 약 13센티미터 높이 약 11센티미터로, 일본의 한 고미술 수집가 유족이 소유하고 있던 것.

이것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데려온 도공이 하기城(現 야마구치현)에서 가마를 만들어 도자기를 굽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17세기 초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찻잔은 지난 83년 당시 70세로 작고한 교토에 사는 고미술 수집가 후지이 타카아키씨가 살아있을 때 교토국립박물관에 맡겨놓은 것으로, 유족인 부인 후지이 야에(86)씨와 아들이 한국에 기증하기로 결심한 것.

유족들은 "한일 교류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해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기증의 중개역할을 한 교토국립박물관의 오노 요시히로씨는 "한글이 적힌 찻잔은 일본에는 다른 사례가 없어 의미있다"고 말했다.

이 찻잔은 17일 유족인 부인과 차남 케이씨(58)가 가지고 한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by 100명 2008. 7. 14. 1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