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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티켓 양극화, 초라하거나 화려하거나
최근 영화 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대형 멀티플렉스 업체가 영화 티켓을 통한 수익 개선에 나섰다. 이들은 고급 용지를 싼 재질로 바꿔 원가 절감에 나서거나 반대로 앞면에 상업광고를 실어 이윤을 얻고 있다. 관람료나 팝콘 판매같은 주 수입원 이외의 틈새 분야에서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20일 극장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GV는 지난달부터 부천 역곡점에서 기존 풀컬러 코팅지 티켓 대신 영수증 재질의 티켓을 발권하고 있다. 90년대 말 이후 자취를 감췄던 단색 종이 입장권이 다시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극장 측은 용지 교체로 지금보다 70%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지금처럼 극장가의 침체가 극심한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빠르면 5월부터 전국 모든 지점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선 아쉽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관람한 영화의 티켓을 모두 보관해왔다는 한 관객은 “티켓은 단순한 영수증이 아닌 영화의 감흥을 간직한 소중한 자료”라며 “이제는 극장 티켓을 보며 영화를 추억할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그동안 티켓 뒷면에 상업광고가 들어간 적은 많지만 앞면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영화 상영 정보가 기재된 전면은 주로 극장 브랜드나 아이덴티티를 부각시키는 공간으로 활용됐기때문. 앞면에 광고를 넣지 않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메가박스 브랜드마케팅팀 관계자는 “티켓은 광고 효과가 좋은 플랫폼임에도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며 “극장업계의 수익 다각화 노력이 한창인 요즘, 입장권은 앞으로 새로운 마케팅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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