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냉동보관된 아기, 마침내 흙으로

사망 원인을 둘러싼 논란으로 21년 간 냉동보관돼 있던 영국의 한 영아가 마침내 장례식을 올리게 됐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남아(男兒) 크리스토퍼 블룸. 1987년 6월, 생후 4개월이던 블룸(사진)은 감기와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받은 뒤 그날 저녁 숨졌다. 그러나 블룸의 시신은 사망한 지 21년이 지난 지금도 한 병원의 냉동 보관실에 안치돼 있다. 사망 원인을 두고 블룸의 부모와 병원 측이 논란을 벌이면서 부모가 사망확인서 날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부검을 실시한 병원은 사망 원인을 유아돌연사로 판정했으나 그의 부모는 오염된 백신에 혈액이 감염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상반된 의견으로 블룸은 생물학적으로는 죽었으나 법적으로는 살아있는 상태로 21년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 주 영국 멘필드 자치의회는 블룸의 사망을 공식화하며 부모에게 8월18일까지 매장지와 묘비에 새겨질 문구를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멘필드 의회는 “새로 발효된 법에 따르면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도 사망 사실을 공식 기재할 수 있다”며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체적으로 장례식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룸의 부모는 의회 결정에 반발하며 대법원에 장례 중단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아버지 스티븐 블룸은 “유아돌연사는 원래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지만 블룸의 경우는 혈액 감염이라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며 “유아돌연사라는 주장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 직후 혈액 테스트에서도 감염 사실이 나타났지만 병원 측은 혈액 샘플이 연구실에서 감염됐을 뿐이라고 둘러대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by 100명 2008. 7. 28. 2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