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요리, 세계문화유산 등재되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요리의 본고장' 프랑스 음식문화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3일 파리 연례 농업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음식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내년 세계 최초로 음식문화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 유명 요리사인 마크 베라는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요리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세계 최대 와인, 치즈 수출국인 프랑스는 자국의 음식문화에 상당한 자부심을 보여왔으며 '샴페인', '로크포르 치즈' 등 자국 요리의 브랜드 보호에도 부심해 왔다.

프랑스의 유명 와인 산지인 생떼밀리옹과 루아르 계곡이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라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이웃 이탈리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요리 종주국'의 지위를 둘러싼 양국의 자존심 대결에 불씨를 지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농업협회는 프랑스 요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프랑스의 푸아그라, 아르마냑, 달팽이 요리 등에 비해 이탈리아의 피자나 파스타가 전 세계적으로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유럽연합(EU)이 인정한 특산요리 역시 이탈리아가 166개로, 프랑스의 156개를 앞선다"며 자국 요리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가 인간의 부주의 때문에 파괴되는 일을 막기 위해 지난 1972년 제정됐으며 지금까지 총 851개의 문화유산이 등재됐다.

그러나 문화유산 목록에는 요리 등의 문화예술보다는 이집트 피라미드, 중국 만리장성, 한국 수원화성 등 지리적 유적지가 압도적으로 많이 등재돼 있어 프랑스 음식문화가 이러한 전통을 깨고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by 100명 2008. 3. 2.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