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해외대작 ‘밀물’
영화제 수상작·로맨틱 코미디·블록버스터 등 ‘넘실’
강연곤기자 kyg@munhwa.com
비수기로 접어든 극장가에 눈길을 끌 만한 외국영화들이 속속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영화들이 지난 설 연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터라 한층 외국영화의 ‘크기’와 ‘부피’가 크게 느껴지는 상황.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를 거친 화제작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고, 감동을 무기로 한 영화나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들도 대기중이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나 ‘추격자’ 등 몇몇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는 한국영화와의 경쟁구도도 관심사다. 국내 화제작들은 4월 중순 이후 본격적으로 개봉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외국영화의 강세를 점치는 관계자들도 많다. 이른 봄까지 극장가에 당도할 외국영화들을 소개한다.

◆ 영화제 수상작은 어떨까

= 올해 2, 3월도 예년처럼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상 등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많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코엔 형제)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③)와 음악상(다리오 마리아넬리)을 수상한 ‘어톤먼트’(②)가 21일 개봉했다.

두 편 모두 호평을 얻고 있지만, 일단 개봉 첫 주는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를 그린 ‘어톤먼트’가 섬뜩한 스릴러 속에 날선 비평을 숨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10대 소녀의 임신을 발랄하게 그린 ‘주노’는 아카데미에서 각본상(디아블로 코디)을 받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3월 개봉을 준비중인 작품들도 많다. 왕자웨이(王家衛)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재즈 가수인 노라 존스를 비롯해 주드 로, 레이첼 와이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멜로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칸영화제 개막작이었다. 3월6일 개봉한다.

6명의 배우가 팝스타 밥 딜런의 생애를 나눠 연기하는 독특한 형식에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아임 낫 데어’는 3월27일 개봉 예정이다.

◆ 감동 드라마, 발랄한 연애담

= 올해는 베스트셀러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거나 ‘감동’을 흥행코드로 택한 작품이 유난히 많다. 이맘때쯤 연인들이 많이 찾는 ‘로맨틱 무비’가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다.

3월13일 개봉하는 ‘연을 쫓는 아이’(⑥)는 칼레드 호세이니가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아미르와 집안 하인의 아들인 하산, 두 소년의 우정과 성장담을 감동스럽게 담았다. 나탈리 포트먼, 스칼릿 조핸슨, 에릭 바나가 주연을 맡은 ‘천일의 스캔들’(3월20일 개봉·①)은 영국 헨리 8세와 앤 볼린, 메리 볼린 자매의 스캔들을 흥미롭게 그린 시대극이다. ‘어메이징 그레이스’(⑤)는 18세기 영국에서 노예제도 폐지운동을 주도한 실존 인물 윌리엄 윌버포스를 주인공으로 한 감동 드라마. 3월20일 개봉한다.

계절에 맞는 로맨틱한 분위기의 영화도 풍성하다. 젊은 남녀의 진정한 사랑찾기라는, 예상 가능한 영화들이지만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작가 알린 브로시 매켄나가 시나리오를 썼고, ‘그레이 아나토미’로 유명한 캐서린 헤이글이 주연을 맡은 ‘27번의 결혼리허설’(3월6일 개봉), 출판사 편집장과 작가지망생 백수의 연애를 유쾌발랄하게 그린 프랑스 영화 ‘당신은 나의 베스트셀러’(3월13일 개봉) 등이 눈에 띈다.

◆ 블록버스터도 대기중

봄 시즌에 개봉하는 블록버스터를 통해 7월 이후 본격적으로 당도할 대작들의 성적표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점퍼’가 138만명을 동원하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작들도 속속 개봉일을 확정짓고 있다.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10,000 BC’는 기원전 1만년전 모습을 그린 액션 서사시로, 매머드 등 고대 생물을 재현한 영상과 큰 스케일의 액션이 관람포인트. ‘투모로우’ ‘인디펜던스 데이’ 등 독특한 스타일의 영상미를 뽐내온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작품이다. 지난해 ‘300’과 같이 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월20일 개봉할 ‘워터호스’(④)는 ‘네스호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팬터지 어드벤처. 비밀의 호수에서 발견한 괴물을 키우게 된 소년의 모험담이며 ‘반지의 제왕’ 제작진이 참여한 비주얼이 기대를 모은다.

‘슈퍼히어로’류의 영화론 ‘마블코믹스’의 인기 캐릭터를 스크린에 옮긴 ‘아이언맨’(4월30일 개봉)이 가장 기대를 모은다. 5월엔 국내 스타들이 출연한 작품 두 편이 대기중이다. 다니엘 헤니가 출연을 결정한 ‘엑스맨 오리지널:울버린’은 5월1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고, 가수 비와 박준형이 출연했으며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메가폰을 잡은 ‘스피드 레이서’는 같은 달 8일 개봉한다.
by 100명 2008. 2. 29. 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