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실패에서 얻는 PMP의 성공 포인트




많은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를 조직 내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스크 관리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리스크에 대한 구성원의 거부감을 없애면서 적시에 리스크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최근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영화나 영상교육 자료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바야흐로 단순히 음악만을 듣는 시대에서 멀티미디어를 눈과 귀로 즐기는 시대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모바일 환경에서 영화나 영상교육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기기 중 대표적인 제품으로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가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PMP는 2.5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와 HDD 등 대용량 저장매체를 갖춘 멀티미디어 재생 기기로 정의된다. PMP의 경우 오디오 파일만을 재생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가 발전한 형태로 보는 견해가 있는 한편, DVD 플레이어, PC 등 거치형 멀티미디어 기기가 휴대용으로 진화한 형태로 파악하는 견해도 있다.

PMP는 시장에 등장한 지 3년 만에, 향후 독자적으로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차세대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부상하고 있다. 최초의 PMP는 2003년 프랑스의 AV 전문 회사인 ARCHOS가 선보였던 ‘AV100’이었다. ‘AV100’의 출시 이후 다양한 PMP 제품들이 소개되면서 PMP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2004년 19만 대에 불과했던 전세계 PMP 시장이 2007년 100만 대, 2009년에는 560만 대로 연평균 성장률 95%라는 놀라운 수치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10년에는 1,000만 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정도 규모는 8억 대 정도의 휴대폰 시장에 비해서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고 5,000만 대 정도의 MP3 플레이어 시장에 비해서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모바일 동영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명확한 타켓 시장 설정을 바탕으로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킨 제품을 개발할 경우 2010년 이후 MP3 플레이어를 능가하는 규모로 급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도입기를 지나고 있는 PMP

PMP


PMP가 과거에 비해 보다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PMP 시장을 둘러싼 최근의 환경 변화 덕분이다.

첫째, 수요 측면에서 디지털콘텐츠에 익숙한 20~30대 소비자가 소비의 주력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대다수가 초고속인터넷 또는 3세대 통신망 등 광대역 네트워크 가입자로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편리하게 즐기고 있다. 또한 다른 어느 연령대보다 개인화 니즈가 높아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원하게 되면서 PMP와 같은 모바일 컨버전스 기기에 대한 니즈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둘째, 인프라 측면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전에는 직접 동영상을 인코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각종 P2P 사이트나 콘텐츠 제공 사이트를 통해 영화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다양한 포맷으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또한 UCC(User Created Content)의 멀티미디어화가 진전되면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 자체 측면에서 콘텐츠 전송 및 저장 매체의 발전으로 사용상의 편의성이 크게 증대된 점이다.

먼저 FTTH, HFC 등 광대역 통신망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소형 HDD나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소형 저장매체 용량의 획기적 증대 또한 사용 편의성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16Gb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 또한 성공하면서 최대 32GB의 소형 메모리카드를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이는 편당 700MB 영화를 50여 편 가까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이와 같이 PMP 활성화에 유리한 환경 변화를 발판으로 현재 PMP 시장은 시장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시장 성장기로 진입하기 위한 기로에 서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국내 무선인터넷 사용자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2002년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동영상 콘텐츠 이용률이 2005년 약 11%로 증가했다. 이렇듯 동영상 재생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최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PMP의 인기 또한 계속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PMP는 차세대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퍼스널 미디어의 증대와 함께 DMB나 휴대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모바일 환경에서 수많은 통방 융합 콘텐츠/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PMP는 이러한 통방 융합 콘텐츠/서비스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폼팩터를 지니고 있다. 기존의 휴대폰보다는 사이즈가 큰 디스플레이와 대용량 저장매체를 지니고 있어 DMB나 휴대인터넷을 통해 전송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쉽게 재생, 저장, 편집하는 것이 가능하다.



캐즘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PMP

대다수의 디지털 기기는 초기시장과 주류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이나 정체 현상을 의미하는 캐즘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캐즘 현상을 극복한 디지털 기기는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성장의 길로 접어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기는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마련이다. DV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들은 전자에 속한 제품들이며 전자책, PDA 등은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PDA의 경우 포스트 PC의 총아로 각광받으면서 2001년 1,300만 대 시장까지 성장하였다. 그러나 이후 PDA 자체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약화되는 가운데 휴대폰과의 결합을 통해 PDA폰, 스마트폰 형태로 변모하면서 활로를 모색하게 되었고, 단순 PDA 시장은 연간 800만 대 시장까지 감소하였다.

PMP 또한 캐즘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 벌써부터 비싼 가격에 비해 소비자가 느끼는 효용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또한 PMP와 경쟁관계에 있는 신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PMP를 위협하고 있다. 휴대폰에 PMP 기능이 결합된 PMP폰, PSP 등과 같은 휴대용 게임기기 및 새로운 모바일 PC 플랫폼인 UMPC(Ultra Mobile PC) 등이 그 예이다. 기존의 MP3 플레이어도 초보적인 동영상 재생 기능을 탑재하면서 PMP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이처럼 PMP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아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극적인 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의 흐름을 관망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PMP가 캐즘의 늪에 빠져들지 않고 주류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과거 PDA 사례를 바탕으로 PMP의 성공포인트를 도출해 보고자 한다. 물론 과거 PDA가 정보 처리 및 관리 위주의 모바일 컴퓨팅 기능에 초점을 맞춘 반면, 현재 PMP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처리하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타켓 시장 설정, 콘텐츠 활용도, 폼팩터 등의 측면에서 유사성이 있다. 즉, PMP와 PDA는 모두 휴대형 기기로서 휴대폰과 노트북PC 사이의 영역에서 포지셔닝하고 있다. 또한 제품이 가진 자체적인 편익보다는 보완재로서의 콘텐츠를 활용해야 제품의 효용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더구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등 시스템 구성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유사한 폼팩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PDA가 캐즘을 극복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하여 그 대응방안을 사전에 마련한다면 PMP가 캐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PDA의 실패 원인 3가지

PDA


첫째, PDA는 대표적인 포스트 PC로서 PC의 보완재로 포지셔닝했지만 환경의 변화로 인해 PDA의 경쟁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1993년 애플이 최초의 PDA 제품인 뉴턴(Newton)을 개발/출시한 이후 PDA 시장에서 대중화에 그나마 성공한 제품은 팜 파일럿이었다. PIMS(개인정보관리, 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기능을 저렴하게 구현한 팜 파일럿은 당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연간 최대 600만 대까지 판매되었으나, 곧 성장의 한계에 부닥치고 말았다.

IT 인프라의 발전과 함께 정보화의 영향으로 모바일 컴퓨팅에 대한 소비자 니즈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 편집이나 가공보다는 정보 통신을 더욱 원하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 누렸던 모바일 컴퓨팅 기기로서 PDA의 경쟁력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 최근의 PDA는 통신 또는 방송 기능이 결합된 PDA폰, DMB PDA 등으로 진화하면서 휴대폰의 보완재로 재포지셔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모바일 컨버전스 기기는 PC보다는 휴대폰의 보완재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대폰의 경우 디스플레이, 배터리, 컴퓨팅 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휴대폰에서 컴퓨팅이나 멀티미디어 처리 등 대표적인 컨버전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 PDA의 활용도를 제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콘텐츠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였다.

PDA의 경우 소비자들이 원하는 응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PIMS 기능 이외에 MP3나 동영상 재생도 가능했다. 따라서 PDA 소비자들은 PDA의 이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응용 소프트웨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대다수 PDA 기업들이 이러한 콘텐츠 획득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소홀히 한 나머지,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능에 최적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찾기 위해 여러 웹 사이트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수시로 업그레이드되는 응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보 입수 또한 어려웠다.

반면 콘텐츠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성공한 PDA도 있다. RIM사는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이메일 서비스인 블랙베리(BlackBerry) 서비스와 해당 PDA를 동시에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에 따르면 블랙베리 사용자가 2006년 말에는 9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PDA는 사용상의 편의성 제공 측면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PDA에서 PIMS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스타일러스 펜이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또한 소비자가 직접 응용 소프트웨어를 찾아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사용법으로 인해 대중시장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PDA는 정보 관리라는 측면에서는 고객 문제를 해결해 주었지만 정보 입력이라는 다른 성격의 문제를 발생시킨 셈이다.



소비자 성과 중심으로 제품 혁신이 이루어져야

PMP가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본 PDA의 사례를 감안할 때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에서 벗어나 소비자 성과 중심으로 제품 및 관련 서비스가 갖추어져야 한다. PMP는 현재 DMB, 네비게이션 기능과의 결합에서 향후 휴대인터넷, HSDPA, 블루투스, 게임기기와의 결합을 통해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PMP가 독자의 영역을 구축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먼저, PMP는 PC의 보완재가 아닌 휴대폰의 보완재로 포지셔닝할 필요가 있다.

즉 PMP의 핵심적인 기능인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휴대폰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성능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모바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전송 네트워크인 휴대인터넷 또는 DMB 등을 완벽하게 지원해야 한다. 반면 모바일 컴퓨팅을 강조한 PDA가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PC에 준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편집 또는 가공 기능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웹서핑, PIMS, 모바일 뱅킹 등과 같은 정보 콘텐츠 처리 기능은 단순 부가 기능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모바일 시네마’라는 컨셉으로 PMP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시간 동영상 재생, 화질 개선, PVR 기능, 음향 처리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중심으로 제품의 기능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PMP가 멀티미디어 기능 중심으로 개발된다면 MP3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따라서 PMP 개발/기획시 MP3 플레이어보다 우수한 수준의 기능, 휴대성, 디자인 등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주로 음성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획득이 합법적인 서비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 수년간 MP3 플레이어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애플의 음원 콘텐츠 제공 서비스인 아이튠스(iTunes) 서비스가 큰 몫을 차지했다. 앞서 살펴 본 RIM사의 블랙베리와 애플의 아이튠스 사례를 감안하면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콘텐츠 서비스가 매우 중요함을 실감할 수 있다.

최근 법 개정과 더불어 멀티미디어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PMP 제조 기업과 콘텐츠 기업간 상호 협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용이한 시점이다. 이러한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된 콘텐츠를 최근 새로운 콘텐츠 배포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RSS(Rich Site Summary) 서비스 등을 통해 확산시키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 또한 최근 확대되고 있는 UCC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UCC가 거래될 수 있는 이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한다면 소비자간 공유를 통해 PMP에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PMP 단일 제품이 아닌 완전 제품(Whole Product) 형태로 구비하여 사용상의 편의성이 완벽히 제고되어야 한다.

PMP 단일 제품으로는 다양하게 발생하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기기 사용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즉각적이고 정확하게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한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인코팅 대행, 펌웨어의 즉각적인 업그레이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PC에서의 콘텐츠 자동 다운로드, 다양한 액세서리, 판매 후 지원 서비스 등이 이러한 사용상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의 문제 발견과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소비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PMP와 같은 초기 성장기 제품일수록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제품에 신속하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를 이용한 입소문 마케팅을 적극 펼친다면 시장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PMP 시장은 한국 기업들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는 영역이다. 2006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가 기조연설시 국내 회사의 PMP 제품을 미래 모바일 기기를 주도할 제품으로 소개할 정도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PMP 시장의 트렌드를 잘 포착하여 대응하기만 한다면 애플에게 빼앗긴 MP3 플레이어 종주국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by 100명 2008. 2. 28.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