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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배터리 폭발, 원인 규명 실패
한국전기硏 "전지 불에 타 결함 확인 불가능"
한국전기연구원 "난감하다"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난달 8일 발생한 LG전자 노트북의 배터리 폭발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작업이 끝내 실패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LG전자(노트북제조사), LG화학(배터리제조사)과 공동으로 조사를 벌인 한국전기연구원측은 이번 사고의 핵심인 첫 번째 폭발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한 달이 넘는 조사 기간에 전기적, 물리적, 열적 실험 등 다양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를 위해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연구그룹 박사 2명과 LG전자, LG화학측 연구원 등 10여명이 달라붙었다.
배터리 구성물인 셀(Cell)이나 보호회로 등에 대한 다양한 조건을 상정하고 재현하는 실험을 반복했지만 결국 첫 발열과 폭발 원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조사를 벌인 한국전기연구원 엄승욱 선임연구원은 "더 조사를 하더라도 결함을 찾을 보장이 없어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함을 찾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일반 기계가 문제를 일으키면 결함을 찾아낼 수 있지만 전지의 경우는 불에 타버리기 때문에 해당 전지에서 결함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두 번째 폭발에 대해서는 전기연구원측은 "비(非)정상적인 고온 상태에서 외부 충격이 가해져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번째 폭발의 경우는 한 개의 셀이 터지면 시간차를 두고 나머지 셀도 차례로 폭발하는 셀 폭발의 특징상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전기연구원측은 "정상적인 사용 상태에서는 배터리 폭발 발생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폭발 원인에 대한 규명 없이 나온 이 같은 결론은 다소 모순돼 보인다.
한편, LG전자와 LG화학측은 한국전기연구원의 이 같은 의견을 근거로 이번 사고를 '단발성 사고'로 결론지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8일 서울 강남 베스티안병원에서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을 취재하던 한 취재기자의 노트북 배터리가 5분 가량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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