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배급사 그 속사정은

놈놈놈ㆍ님은 먼곳에ㆍ눈눈이이…한국영화기대작 넘쳐나지만 …

“2등 본전ㆍ3등은 무덤”

전국 상영관 500개 개봉

CJㆍ쇼박스등 배수진

올해 최고 흥행작을 향한 ‘7월 대회전’이다.

오는 17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을 시작으로 1주 간격으로 개봉되는 ‘님은 먼곳에’(24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31일.이하 ‘눈눈이이’) 등 한국 영화 3편의 흥행전쟁은 국내 주요 영화배급사들의 사운이 걸린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대작들인 만큼 ‘올해 최고 흥행작’을 노리지만 ‘2등은 본전, 3등은 무덤’이라는 절박한 배수진도 느껴진다.

몇 개월간 할리우드 영화에 상영관과 관객을 내줘야 했던 국내 배급사들은 일단 상영관을 이들 영화로 채운다. 첫 주자인 ‘놈놈놈’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영화의 배급 규모를 전국 500~600개로 잡고 있다. ‘님은 먼 곳에’의 쇼박스와 ‘눈눈이이’의 롯데엔터테인먼트도 최소 500개 이상 전국 상영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1900여개로 추산되는 전국 스크린 중에서 이들 영화 3편이 약 80%인 1500개의 상영관을 점유하는 것이다.

가장 공격적인 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다. 국내 최대.최다 배급사임에도 2004년 이후 줄곧 쇼박스에 최고 흥행작 자리를 내줘야 했다. 전국 관객 1000만명이 넘는 작품도 내지 못했다. ‘놈놈놈’은 총 제작비가 200억원이 넘는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수준의 대작으로, 손익분기점 관객 수는 700만명가량.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톱스타 출연진과 세계적인 명망을 가진 김지운 감독의 조합으로 내심 역대 최고 흥행작을 노린다. 오픈 크레디트 첫 머리에 이미경 부회장의 이름이 등장할 만큼 CJ엔터테인먼트의 자존심을 내건 작품이다. 공식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된 칸 영화제부터 의욕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펼쳐왔다. ‘놈놈놈’이 해외 언론과 영화계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은 만큼 기대도 크다.

하지만 쇼박스도 만만치 않다. ‘놈놈놈’의 시사회(7일) 바로 이튿날 공개된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는 만만치 않은 대중적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줬다. ‘놈놈놈’이 여름 시즌에 맞는 호쾌한 액션으로 승부한다면, ‘님은 먼곳에’는 묵직한 감동과 선 굵은 서사가 돋보인다. ‘님은 먼곳에’는 오는 14일 코엑스 메가박스 전관 시사 등 개봉 전 시사회로 2만명의 관객에게 먼저 선보여 ‘입소문’을 노린다. 메가박스 전관 시사는 ‘태극기 휘날리며’와 ‘추격자’ 이후 세 번째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눈눈이이’의 시사회를 예정보다 한 주 연기할 정도로, 앞서 개봉하는 두 작품의 흥행 추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은 곽경택 감독의 ‘사랑’으로, 200만여명. 곽 감독에 의해 다시 한번 자사 최고 흥행작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최소 목표다.

by 100명 2008. 7. 10.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