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前 독일총리 극장서 흡연 '망신살'


'골초 정치인'으로 유명한 헬무트 슈미트(89) 전 독일 총리가 금연법을 어기고 극장에서 담배를 피운 혐의로 고발됐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환경운동가 호르스트 카이저씨는 슈미트 전 총리가 독일 함부르크의 한 극장 내 연회장에서 부인 로키 슈미트 여사와 함께 줄담배를 피워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해쳤다며 금연법 위반 혐의로 당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슈미트 전 총리 부부가 줄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찍힌 독일의 신문 기사들을 증거로 제출했다.

슈미트 전 총리가 최근 연회장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손님들과 환담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은 독일의 신문과 방송에 일제히 보도됐다.

1974~1982년 8년간 독일 총리를 지낸 슈미트 전 총리는 정상 회담이나 기자 회견에서 거의 빠짐없이 담배를 입에 물고 등장했고, 90세를 앞둔 지금도 쉴새 없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일 국민들은 그간 슈미트 전 총리의 흡연을 문제 삼지 않았고 오히려 노익장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1일 극장, 카페 등 실내의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이 시행되면서 슈미트 전 총리의 흡연이 이슈로 부각됐다.

슈미트 전 총리는 이번 고발로 벌금이나 사법처리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연법을 어기면 최고 1,000 유로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3월 말까지는 계몽기간이어서 경고 처분에 그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일부에서는 앞으로 슈미트 전 총리의 흡연 장면을 공공 장소에서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by 100명 2008. 2. 3.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