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구조조정 계획 발표…「뚜렷한 전략 없어」

경영진 물갈이가 있은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야후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듯하다.

야후는 29일 다음 달까지 1,000명의 인력을 감축(총 직원 수의 7%)할 것이라 발표했지만, 검색 시장 점유율 재탈환, 온라인 광고 부문 강화, 페이스북 등 후발주자들과의 경쟁 우위 확보 등 야후가 해결해야 될 핵심 과제들에 대한 뚜렷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야후는 어떤 사업 부문이 인력 감축의 주된 대상이 될지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제공해주지 못했다. 야후 관계자들은 이번 임원 감축이 기업 전 부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사업 부문에 집중될 것이라 밝혔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수주 내로 야후 직원들에게 제공되기로 예정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구체적이지 못한 구조조정 계획이 월가(Wall Street)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 계획이 야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물론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계획이 (업무 경쟁력이 있는 부서와 없는 부서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전략적으로, 또 치밀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실제로 야후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줄인다고 해서 특별한 혁신이 창출되지도 않을 뿐더러, 현재 구글, 심지어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도 뒤지고 있는 아이디어 싸움에서의 경쟁력도 되찾지 못한다.

투자자들은 야후가 2008년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후로 시간외거래를 통해서만 주가가 무려 10%나 폭락하도록 만들었다. 투자자들은 더 많은 것을 바랐지만, 야후는 그것을 제공해주지 못한 것이다.

"생각보다 야후의 움직임이 굼뜬 것 같다. 적어도 주식 시장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고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 애널리스트 데릭 브라운은 말했다. "야후의 경영 침체는 경영진 교체 이전 시점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지만, 2008년에 들어선 이후에도 이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공동 창업자 제리 양이 테리 시멜 전 CEO으로부터 자리를 넘겨 받은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었고, 회사의 비전 또한 이전과 다를 바가 없는 상태라고 브라운은 지적했다. 그들은 아직도 인터넷 상에서 가장 유명한 포털 사이트가 되길 바라고,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과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을 투자자들이 바라진 않는다"고 브라운은 말했다.

야후의 4분기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2% 증가했지만, 순수익은 23%나 급감했다. 부동산, 재무, 여행 및 유통 부문 광고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야후는 올해에도 맞바람을 맞으며 나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브라운은 예측했다.

야후는 핵심 사업인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사업에 투자하고, 회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야후 메일, 그리고 모바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양은 밝혔다. "우리 또한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회들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더불어 밝혔다.

수 데커 또한 서비스를 소비자와 상호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해 나갈 것이라 밝혔지만, 그의 의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나 정보를 제공해 주진 않았다.

또 양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야후의 경직된 사내 문화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탠포드 기숙사에서 시작된 파릇파릇한 신생기업이었던 야후도 결국 관료주의가 팽배한 경직된 조직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 때문에 구글 등 타 기업들과의 아이디어 싸움에서 번번이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말처럼 기업 문화를 한 순간에 개선하기란 매우 힘들다.

양이 CEO 자리를 넘겨받으면서 야후 측은 재빠른 행동으로 다시 배를 올바른 항로로 옮겨놔야 한다고 말하고는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변화보다는 삐걱거리는 소리만 들린다고 브라운은 표현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월가의 투자자들과 야후 직원들이 모두 신뢰할 수 있을만한 명확한 목표 및 계획이 담긴 지도이다.

by 100명 2008. 1. 31. 1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