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비리 다국적 IT기업 前임원 등 38명 적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31일 전산시스템 남품과 관련해 총판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전 한국 HP공공사업본부장 심모씨(50)를 구속했다.

경찰은 또 롯데정보통신 전 대표이사 권모씨(54)와 한국신용정보 전 정보기술(IT)본부장 정모씨(60)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하고 부사장 함모씨(45) 등 한국 HP 임직원 9명 및 총판업체 임직원 11명, 증권사 이사 정모씨(45) 등 시스템 발주업체 임직원 13명, 전 서울지방항공청장 신모씨(52) 등 공무원 2명을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 전 본부장 등 HP 임직원 7명은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높은 할인율로 제품을 공급받아 고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명절인사비와 카드비용대납, 전세자금, 여행자금, 영업지원비 명목으로 12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사장 함씨 등은 10억원 상당의 시스템 납품과 관현해 총판업체로부터 5700여만원을 추가 할인해 주고 이에 상당하는 해외 골프여행 등 개인 여행경비를 여행사에 대납케 한 혐의다.

또 정씨 등 시스템 발주업체 임직원 등은 363억원 규모의 전산장비 납품과 관련해 총판업체로부터 8억 7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공무원 2명은 다른 공무원 4명과 함께(1명 지난해 구속)총판업체로부터 2억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이 밖에 총판업체 임직원 11명은 1073억원대의 시스템 납품사업을 벌이면서 한국 HP와 발부업체 임직원, 공무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10억 5900여만원을 영업활동비 명목으로 수령해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수의 외국계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전산장비 시장에서 할인율을 통해 가격결정권을 행사하는 다국적 기업 임직원에 대한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금품로비 형태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발주기관의 선택으로 한번 납품될 경우 업그레이드, 유지보수 등 지속적인 수입이 보장됨에 따라 IT업계 전반에 걸쳐 금품수수 관행이 만연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by 100명 2008. 1. 31.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