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미래다
새해 셰익스피어의 ‘햄릿’ 공연 관람과 함께 첫 업무를 시작했다. 직원들에게 문화 마인드 형성을 통해 창조적 업무자세를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문화 예술은 창의의 표출이다. 새로운 문화는 다소 변칙적인 생각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문화는 부가가치로 이어진다. 즉, 문화가 산업인 것이다. ‘황금알산업’이라는 뮤지컬 시장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는 400만 관객에 2000억원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년사에서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으로 ‘문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새해 서울의 시정목표를 ‘창의문화도시’로 선언했다. 도시의 경쟁력은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몇몇 사례에서 입증이 되고 있다. 달팽이 모양의 외관과 나선형 구조의 독특한 건축 설계를 자랑하는 구겐하임미술관은 뉴욕의 명소로 전 세계인의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스페인 북부 공업도시 빌바오는 철강산업 쇠퇴로 도시 기능이 침체일로를 걷자 문화산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2억달러를 들여 구겐하임미술관을 건립한 결과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연간 1억6000만달러의 관광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외국의 예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 상품으로 트레이드마크가 된 청계천 복원으로 인한 파급 효과도 마찬가지다. 청계천 물길 조성은 환경친화적 생태하천의 복원이라는 상징적 요소에 더해 광장문화를 탄생시켰다. 청계광장에서 각종 문화예술 활동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문화 애호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한편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해 주변 일대의 상권을 활성화시켰다.

이 같은 일련의 선상에서 노원구도 지난해 첫 ‘국제 퍼포먼스 페스티벌’을 열었다. 이 지역을 대표하고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도에서다. 그리고 지난해 63만 인구에 변변한 미술관 하나 없던 차에 칙칙한 구청사 현관 등을 리모델링해 만든 갤러리 테마청사에서 공룡화석 진품 전시회를 열었다. 수도권 및 지방에서 무려 15만명이 다녀가는 예상 밖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또 청계천처럼 문화생태 하천을 조성한다. 얼마전 오세훈 시장과 주민들이 모여 착공식을 가진 3.15㎞의 당현천 복원사업이 그것이다. 2010년 완공되면 제2의 청계천으로 탄생, 명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올해엔 수락산에 김시습 문화산책로를 만들며 고 천상병 시인 공원을 만들 것이다. 그리고 드넓은 중계 근린공원에는 갤러리 파크를 조성하고 시립미술관 분관을 유치할 계획이다. 경춘선 폐선 부지에는 한국의 센트럴파크를 조성하고,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노원역 일대에는 소극장 등을 꾸며 연중 문화 공연이 펼쳐지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 및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는 것은, 서울 동북부 지역의 변방, 베드타운이란 이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바꿈시키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도시 경쟁력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문화를 사치스러운 것, 낭비적인 요소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문화의 세기인 지금은 창조적 행정 경영으로 지역 발전과 도시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만 한다. 사람이 빵만 먹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축제인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 브라질 리우카니발, 삿포로 눈축제나 국내의 부산 국제영화제, 광주 비엔날레, 함평 나비축제 등 이름만 들어도 그 도시를 연상케 하는 지역 문화상품은 도시의 경쟁력이다.

곧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경제 살리기와 함께 앞으로 문화산업을 적극 지원 육성, 도시경쟁력을 높여 국가경쟁력으로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by 100명 2008. 1. 15.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