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까지 휩쓴 무한도전 쓰나미

세계일보|기사입력 2008-01-11 13:41


최고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의 열풍이 영화계로도 번지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를 맡아 홍보에 큰 도움을 주는가 하면, 각종 설문조사 및 패러디로 영화홍보관계자들에게 ‘단비’가 돼주고 있다.

‘무한도전’ 효과의 선두는 애니메이션 ‘꿀벌 대소동’이다. 유재석이 주인공 꿀벌 베리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이 영화는 유재석의 더빙현장 공개, 언론시사회 및 기자회견 참석 등의 호재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한 상태다. 개봉 첫 주말 41만 4천여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개봉 일주일만인 지난 9일 51만 8000 여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연말을 맞아 쟁쟁한 한국 영화와 블록버스터가 많았음에도 애니메이션이 이토록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 영화 관계자는 “유재석의 더빙버전이 자막버전에 비해 10배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더빙버전에 더욱 호응하고 있다”고 ‘무한도전 효과’를 설명했다.

유재석의 애니메이션이 51만 관객을 끌어모은 9일, 바통은 하하와 정형돈이 이어받았다. 두 사람은 이날 ‘엘라의 모험 : 해피엔딩의 위기’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오는 24일 개봉작으로 정형돈과 하하가 마법의 저울을 지키는 멍크와 몸보의 목소리를 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한도전’의 ‘친해지길 바래’ 특집을 통해 함께 있으면 어색한 두 사람으로 콤비를 이룬 정형돈·하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로 친하지 않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로잡으며 얼마나 친한지 입증하기도 하는 등 ‘무한도전’의 설정을 120% 활용했다. 정형돈은 또 하하의 싱글앨범 ‘너는 내 운명’의 무대에도 함께 올라 두 사람의 호흡을 미리 홍보해두기도 했다.

이쯤되자 다른 외화들도 ‘무한도전’을 놓칠 수 없게 됐다. 다른 영화들은 ‘무한도전’을 활용한 보도자료로 ‘어떻게든 ‘무한도전’과 엮어보자’는 입장이다.

조쉬 하트넷의 공포영화 ‘써티데이즈 오브 나이트’는 영화 포스터를 ‘무한도전’으로 패러디한 게시물을 소개하며 네티즌 눈길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 보도자료에서 홍보대행사 유쾌한 확성기는 “이 포스터는 ‘30일’이라는 영화제목의 특성을 살려 ‘서른 나이 오브 무한도전’으로 제목을 통일 시켰다”면서 “영원한 2인자 박명수의 흑채가 휘날리는 포스터와 노홍철의 간절한 바람을 표현한 ‘소녀’를 절규하는 패러디 포스터가 단연 화제”라고 알리고 있다.

코미디 영화 ‘그때 거기 있었습니까’는 영화 속 캐릭터를 ‘무한도전’과 결부시켰다. 개봉을 앞두고 앙케이트 이벤트를 진행해 영화 속 캐릭터와 예능프로그램 주인공을 결부시키는 행사를 벌인 영화 관계자들은 10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매번 엉뚱한 말만 늘어놓고 여기저기 끼어들기 좋아하는 에마노일 할아버지에 ‘거성’ 박명수, 프로페셔널한 진행자로 인정받고 싶지만 정작 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사회자 비르질에 정준하가 낙점된 것. 이 설문조사로 영화는 쉽고 빠르게 영화 속 캐릭터를 소개하는 효과를 얻었다.
by 100명 2008. 1. 11.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