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의 비중이 디지털 콘텐츠산업으로 기울고 있다 (48)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DC는, 오는 2010년이면 세계에서 유통되는 디지털정보의 양이 인류가 지금까지 쓴 모든 책에 담긴 정보량의 1,840만 배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앞으로 전 세계의 디지털정보는 연평균 50%이상 성장, ‘정보 쓰나미’현상이 도래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정보란 컴퓨터에 저장되고 가공되며, 정보통신망을 통해 언제든 세계 각지로 오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정보를 말한다. 여기에는 각종 뉴스나 학술, 교육정보 들도 포함되지만,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문화콘텐츠이다.

문화산업에는 시, 소설, 음악, 무용, 회화 같은 전통적인 콘텐츠(Contens)를 위시하여 출판과 신문, 방송과 광고, 영화와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음반, 캐릭터와 만화 산업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로 쓰인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를 6대 문화산업으로 정하고 개별적인 육성책을 펴고 있다. 요새는 문화산업이 음식, 패션, 디자인 등으로까지 넓어지면서 자동차, 전자기기 등등 모든 제조 산업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런 문화산업이 근래 들어 국가경제를 좌우할만한 기간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지구촌이 개방되고 문화의 교류속도 빨라짐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 형성된 때문이다. 폐쇄사회에서야 자족의 철학이 자리 잡을 수 있겠지만 사회가 구석구석 문을 열개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둘째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무수한 문화정보들이 디지털화 되면서, 지척에서처럼 대량유통을 뒷받침해 준 점이다. 문화산업은 무형산업이다. 더구나 네트워크를 통한 매체혁명이 가열화 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온갖 정보의 교류를 부채질 해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일이 물건을 보고 살 수 있는 실재(Offline)의 시장보다는 통신선을 통해 전자거래를 할 수 있는 온라인(Online)시장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대를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아예 일부 사람들은 콘텐츠란 곧 디지털 콘텐츠와 같은 의미로 보는 시각마저 생길 정도가 되었다.

한국 소프트웨어진흥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 여 동안 우리나라 디지털콘텐츠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34.5%에 달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전체매출 규모는 2005년 8조 465억 원에 이르렀다. 2001년의 2조 7천억 원이 4년 만에 약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또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수지현황도 매년 수출규모가 수입량의 배에 달하고 있어 견실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대략 콘텐츠제작산업, 유통서비스산업 그리고 지원 산업으로 나눈다.
그러나 이들 산업이 제 구실을 하려면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많다. 먼저 소설, 시나리오,
음악, 만화 같은 지적 창작물이 있어야 하고, 다음에는 이를 디지털화하기위한 우수한 저작도구(SW)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유선, 무선으로 된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고 ,PC나 휴대전화 같이 소비자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치(Display)가 있어야 한다.

이들 4가지 중에서 지적창작물을 뺀 3가지가 모두 정보기술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앞으로 문화산업의 발전이나 경쟁력은 지적저작물 못잖게, IT기술수준에 따라 좌우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국은 문화산업 환경이 선진국 못지않게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이미 한국은 네트워크나 수신 장치(Display)개발능력에서 세계 일류급에 와 있다. 나머지 지적창작물의 양과 질, 또 우수한 소프트웨어(저작도구)개발만 뒤따라 준다면 세계 문화시장을 주름잡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문화산업이 제조업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갈브레이스 교수의 말처럼 이제는 우리도 문화산업을 한국경제의 핵심 축으로 육성할 때가 되었다. 실속 없는 문화산업중흥 구호는 청산해야 한다. 과거 고속도로 건설 때, 구체적 투자와 경제효과분석이 뒤따르듯이 문화산업도 얼마든지 실용화, 계량화 될 수 있는 창조산업이 되고 있다.

특히 풍류와 창조적 역량이 남다른 한국인의 기질로 보아, 사회 각 분야에 동기유발만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문화콘텐츠산업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환경과 어울려, 새로운 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by 100명 2008. 1. 11.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