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공연 대형화 시대…대형 극장도 빈자리 없어요
'애니'·'방귀대장 뿡뿡이' 등 1000석 규모 공연장도 북적

2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가족 뮤지컬 ‘피터팬’ . 지난해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서도 올려져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 공연물이 가족화ㆍ대형화 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 ENT의 작년도 티켓 판매 자료에 따르면, 1389 편의 뮤지컬 중 가족물이 절반이 넘는 775 편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각종 공연 및 체험전이 갈수록 대형화돼, ‘어린이 공연물 = 소극장’이란 고정 관념도 깨지고 있다.

최근들어 1000 석 규모의 대극장이 어린이 차지가 되는 경우가 흔해졌다. 지난 연말 4000 석 규모의 세종 문화 회관 대극장에서 16 일간 공연된 뮤지컬 ‘애니’는 객석 점유율 90 %가 넘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팬 양의 화이트 버블쇼’(27일까지ㆍ어린이 대공원 돔 아트홀), 가족 뮤지컬 ‘고양이는 왜 혼자 다닐까?’(2월 3일까지ㆍ아르코 예술 극장), 뮤지컬 ‘방귀대장 뿡뿡이’(27일까지ㆍ교육 문화 회관 대극장) 모두가 1000~2000 석 규모의 공연장이 연일 꽉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 공연물이 대형화하는 것은 대규모 기획사들이 제작에 속속 참여한 데 따른 것이다. 제일 기획이 aT센터에서 열고 있는‘러시아 자연사 박물관전’ 에 나온 맘모스 ‘디마’는 어린이 전시에서는 보기 드물게 보험 액수만 20억 원에 이른다.

CJ 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해 ‘알록달록 빛깔 체험전’과 ‘샌프란시스코 과학 놀이 체험전’등 대규모 기획전을 잇달아 열었다. 현재는 코엑스에서 ‘플레이! 레고 월드 체험전’을 열고 있으며, 다음 달 2일에는 양재동 교육 문화 회관 대강당에서 대형 뮤지컬 ‘마법 천자문’을 올린다.

어린이 관객들이 가장 열광하는 공연물은 각종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

최근에만 해도 ‘방귀대장 뿡뿡이’를 비롯해 ‘파워레인저 시리즈’, ‘뽀로로와 친구들’, ‘번개맨’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월 3일까지 목동 브로드홀에서 펼쳐지는 ‘마법 전사 유캔도’도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성인 공연물을 제치고 가장 많이 예약됐다. 익숙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데다 현란한 레이저 쇼 등 볼거리로 어린이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

PMC 제작으로 2000년 첫선을 보인 ‘어린이 난타’ 역시 이제껏 60만 명이 넘는 가족 관객을 불러 모았다. 올해는 2월 3일까지 800 석 규모의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관객을 맞고 있다.

지난해 예술의 전당과 세종 문화 회관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3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화제의 연극 ‘강아지 똥’ 또한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이 달 11일부터 4월 20일까지 동양 아트홀에서 장기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PMC 프로덕션 홍보팀의 민지혜 대리는 “내용만 좋으면 비싼 좌석부터 먼저 팔린다.”며, “어린이 공연의 대형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20여 년간 어린이 창작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극단 사다리의 정현욱 대표는 “가족 공연물은 관객에게 안정감과 감성을 키워 주는 컨텐츠가 필수.”라며, “단순히 인기 캐릭터에만 열광해 값비싼 공연을 찾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y 100명 2008. 1. 11. 1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