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침체 장기화하나

한겨레|기사입력 2008-01-07 21:47


[한겨레] 한국영화가 부진에 빠지면서 전체 영화관객수가 11년만에 줄어들었다.

극장업체 씨지브이는 ‘2007년 영화산업결산’ 보도자료에서 전국 영화배급사들을 상대로 집계한 2007년 극장관객수가 1억5752만5412명으로 2006년보다 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극장관객수가 줄어든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영화관객수는 97년 복합상영관이 들어서면서 스크린수가 빠르게 늘고 한국영화 흥행규모가 커져 성장세를 계속 타왔다. 지난해 관객수 감소가 이런 상승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신호인지 영화계는 주목하고 있다. 씨지브이 이상규 홍보팀장은 “수치 자체가 엄청난 하락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10년 넘게 지속되어온 상승 추세가 꺾인 의미가 크다”며, “2008년도 상승세로 되돌아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억5752만 5.5% 줄어…스크린수 확대 전략은 계속

한국 산업에서는 비디오와 디브이디 등 부가판권 시장이 무너져 극장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83.7%로 거의 절대적이다. 때문에 관객수 감소는 파장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나라들은 평균적으로 극장 대 부가판권 시장의 비율이 3대 7로 부가판권 시장이 훨씬 크다.

이처럼 극장 관객수가 준 가장 큰 까닭은 한국영화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국영화들이 2002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한국영화 관객이 전년보다 4분의 1이나 줄어들어 전체 관객수가 마이너스성장한 것이다. 한국 영화 관객수는 2006년 1억779만9888명에서 8005만1529명으로 25.7% 줄었다. 이 바람에 한국 영화 점유율도 2003년 이후 최저치인 50.8%로 떨어졌다. 2백만명 이상 든 한국 영화 수 역시 2006년 16편에서 10편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외국영화는 관객수가 5894만3878명에서 7747만3883명으로 31% 늘었다. <트랜스포머>가 729만9034명을 동원해 역대 외화 최다 관객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러나 극장업계는 수익률이 둔화되겠지만 아직 관객 대비 극장수가 포화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스크린 수를 늘리는 전략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씨지브이와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100여개 스크린을, 메가박스는 25개 스크린을 새로 늘릴 계획이다.
by 100명 2008. 1. 7. 2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