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대목잡기, 새해벽두 스크린 배급전쟁 불붙었다 [뉴스엔]



[뉴스엔 조은영 기자]

올 상반기 극장가 최대 성수기가 될 설 연휴를 앞두고 치열한 배급 전쟁이 시작됐다.

무자년 새해 설(2월7일)은 연휴기간도 길 뿐 아니라 이슈를 주도할 화제작이 없어 명절 특수를 무색케 했던 지난해 추석 연휴 때와는 달리 충무로 기대작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영화 장르도 명절 시즌용 가족 코미디가 주를 이루던 것과는 달리 시대극, 휴먼드라마, 슈퍼히어로물, 멜로, 모험극 등 꽤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 주요 배급사들 외에 지난 2006년 12월 첫 배급을 시작한 싸이더스FNH, 올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딛는 SK텔레콤 등 신규 배급사들까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어서 스크린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해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한 CJ엔터테인먼트는 황정민 전지현 주연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선보인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CJ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제작한 영화로 ‘말아톤’ 정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슈퍼 히어로물이자 휴먼드라마다. 쇼박스는 무기수 아버지의 따뜻한 부정을 그린 가족 드라마인 신현준 허준호 주연의 ‘마지막 선물’을 준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연걸과 유덕화가 손잡은 무협영화 ‘명장’을 설 연휴 배급작으로 낙점했다.

KT의 싸이더스FNH, SK텔레콤 등 신규 배급사들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시대물로 승부수를 띄운다. SK텔레콤의 투자·배급 사업 진출 첫 신호탄이 될 박용우 이보영 주연의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일본에 빼앗긴 전설의 3천 캐럿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한 모험을 담고 있다. 싸이더스FNH이 배급하는 류승범 주연의 ‘라듸오 데이즈’는 조선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로 시대적 배경의 무거움을 덜어내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했다. 두 작품의 영화적 색깔은 다르지만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시대물이라는 점에서 서로간 개봉 시기를 조율하며 치열한 눈치작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스튜디오 2.0은 윤계상 김하늘 주연의 멜로 영화 ‘6년째 연애중’을, 프라임 엔터테인먼트는 금융가 재벌과 거리 화가의 목숨을 건 대결을 그린 스릴러물인 신하균 주연의 ‘더 게임’으로 설 연휴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에선 개봉관이 많을수록 스크린당 관객수가 높은 만큼 배급사 간 스크린 확보 경쟁은 연중행사처럼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이 스크린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일 경우 영화의 양극화 현상, 교차상영, P&A(필름 프린트 및 마케팅비용) 비용 증가 등의 폐해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올 한해 전반적인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영화계를 생각하면 새로운 투자사의 증가는 장기적으론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by 100명 2008. 1. 2.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