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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과점 심화..1개부터 912개까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상영된 영화 304편 가운데 절반 가량인 156편은 전국적으로 스크린을 50개도 잡지 못한 반면 16편은 스크린을 400개 이상 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영화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했다는 방증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산업정책연구소는 20일 오후 서울 세종로 미디액트에서 '제3차 한국영화 발전 포럼 - 스크린 확보 전쟁' 토론회에서 국내 극장의 스크린 독과점 실태를 공개했다.
올 1~9월 상영작 가운데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는 무려 912개관(전국 기준)에서 개봉했으며 '스파이더맨3' 816개관, '트랜스포머' 717개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691개관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국내 스크린을 한꺼번에 휩쓴 경우가 많았다.
서울을 기준으로 연도별로 비교해 보면, 80개관 이상 영화는 2004년 2%에서 2005년 6%, 2006년과 2007년 7%로 늘었지만 10개관 미만 영화는 34%에서 41%, 45%, 53%로 증가해 양극화가 심해졌다.
개봉관을 많이 잡은 영화에 더 많은 관객이 몰려 양극화의 악순환도 나타났다. 스크린 당 평균 관객수는 400개 이상의 영화는 6천494명으로 50개 미만 영화 1천347명 보다 5배 가량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전체 관객수를 추산해 보면 400개 이상에 260만 명 이상이지만 250~399개의 경우에는 92만~147만 명으로 뚝 떨어지고, 50개 미만 영화는 7만 명 이하다. 만약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인 영화라면 개봉관을 400개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실태 발표를 맡은 영화산업정책연구소 류형진 연구원은 스크린 독과점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으로 4가지를 제시했다.
1안은 멀티플렉스의 영화별 상영관수를 규제하는 것으로, 7개관 이상 멀티플렉스에 영화 1편당 상영관수 상한선을 30%로 두면 450개관 이상을 점유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안은 멀티플렉스의 대안 상영관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 10개관 이상 멀티플렉스에 대안상영관 1개관을 설치토록 하면 전국에서 모두 36개관을 마련할 수 있다.
3안은 극장이 아니라 배급사별로 전국 총 스크린수의 30% 또는 500개관 이상을 금지하는 것으로, 중소 극장의 입지를 약화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4안은 멀티플렉스의 상영 편수가 스크린 수의 반을 넘도록 의무화하면 상영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류 연구원은 "스크린 확보 경쟁이 심해진 원인으로는 제작비 증가와 극장 중심 수익구조, 영화의 상품수명 단축을 둘 수 있다"며 "그 결과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생겼고, 무엇보다 극장 상영 영화의 다양성이 줄고 중소형 영화의 경쟁력이 약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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