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람료 현실화 요구 논란, 배우들에 `불똥`


영화계가 극장 영화 관람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배우들의 개런티로 그 불통이 튀었다.

지난 17일 영화제작가협회, 영화산업구조 합리화 추진위원회, 영화감독 네트워크, 영화인회의, 영화산업 노조 등 영화계가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영화 관람료 현실화를 주장한 뒤 인터넷상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논란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배우들의 몸값을 낮추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극장 영화 관람료 인상은 제작비가 치솟은 탓이고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배우들의 몸값이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영화 관람료 인상에 앞서 이들 배우들의 높은 몸값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들 네티즌의 주장은 일면 타당성을 얻는다.

올해 한국영화는 치솟는 제작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익률로 11년 만에 최악의 수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배우들은 여전히 자신의 영화 출연료 수준을 종전처럼 받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기도 하다.

영화계는 피크타임제 등 각 극장들의 탄력적인 요금 제도 운용, 할인제도 폐지, 영화발전기금 등으로 인해 `체감 인상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한 반발은 충분히 예상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영화 관람료 현실화 요구를 공식적으로 내세운 것은 그 동안 제작비 거품 줄이기와 관련해 상당한 반성과 이에 따른 실천을 해왔다는 인식에서다.

한 충무로 한 관계자는 "영화계는 그 동안 제작비의 거품을 빼고 제작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한다. "제작비를 줄이고 수익을 더욱 얻기 위해서는 영화 관람료를 올리는 것이 유력한 방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개런티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마찬가지 선상에 놓인다.

실제로 많은 수의 배우들이 이전에 자신들이 평균적으로 받던 개런티 수준을 낮췄다. 각 영화당 제작비 규모에 맞는 출연료 수준을 설정해온 것이다.

송강호, 전도연, 김혜수, 차승원, 정재영 등 배우들은 출연작의 제작비 규모에 맞춰 출연료 수준을 낮춰왔다. 또 향후 흥행시 보너스 혹은 런닝개런티를 보장받는 투자 형태의 출연료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일부 네티즌의 요구는 타당하기도 하지만 영화 제작 현장이 현재 변화해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셈이 된다.

한국영화 관계자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한 관객의 애정어린 시선을 바라고 있다.

by 100명 2007. 12. 21.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