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발칙한 성적 유희도. 이혼한 부부의 전쟁같은 싸움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력을 잠재우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나 보다. 설경구 임창정 김태희 등 톱스타 연합군을 앞세워 연말 분위기 대반전을 노리던 한국영화가 윌 스미스 한 명에게 완패했다.
윌 스미스 주연의 SF블록버스터 ‘나는 전설이다’가 개봉일인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68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같은 날 공개된 설경구·김태희 주연의 ‘싸움’과 임창정·송지효 주연의 ‘색즉시공 시즌2’를 모두 제쳤다고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미디어플렉스가 자체 집계를 인용해 16일 밝혔다.
쇼박스의 집계에 따르면 ‘색즉시공~’은 ‘나는~’과 같은 기간동안 전국에서 46만3000명을. ‘싸움’은 18만3000명을 각각 동원하는 데 머물렀다. 두 편의 전국 관객수를 합쳐도 ‘나는~’ 한 편에 뒤지며. 스크린수까지 감안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 ‘색즉시공~’과 ‘싸움’은 전국에서 각각 420·360여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데 반해. ‘나는~’은 350개에 그쳤다. ‘나는~’의 국내 수입·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측은 16일 “흥행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윌 스미스의 티켓 파워가 초반 예매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음악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예상밖 선전 또한 놀랍다. CJ엔터테인먼트가 워너브러더스와 공동 제작 형식으로 제작비의 일부를 대 화제를 모은 ‘어거스트 러쉬’는 15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11만명을 불러모으는 등 식지 않은 흥행 열기를 과시하며 이날까지 전국에서 123만5000명을 불러모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 한해 한국영화의 계속된 부진을 씻어줄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색즉시공~’과 ‘싸움’이 ‘나는~’ 한 편에 허무하게 무너짐에 따라. 일년중 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연말 성수기 극장가의 ‘흥행 대권’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불안한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되고 있다. 이번주와 다음주 차례로 개봉하는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 사랑’(이상 19일 개봉). ‘가면’과 ‘헨젤과 그레텔’(이상 27일) 등이 ‘황금나침반’(18일)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 ‘앨빈과 슈퍼밴드’ (이상 19일) ‘마고리엄의 장난감백화점’(24일) 등을 상대로 어느 만큼 선전을 펼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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