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매점 너무 비싸다
810원 짜리 음료수 2000원 등 최대 2배 폭리
소비자 불만 제기해도 극장 측 '나 몰라라'
2007년 12월 19일 (수) 김근주 기자 ziyou@idomin.com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는 영화관이 극장내 매점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턱없이 비싸게 팔아 소비자 불만이 높다. 하지만, 영화관은 '나 몰라라'는 식이다.

지난 18일 찾은 마산에 있는 ㄱ 극장과 창원에 있는 ㄷ 극장은 영화관 매점에서 '코카콜라 제로(500㎖)'를 2000원에 팔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같은 상품을 영화관 밖에 있는 편의점에서 사면 1300원, 대형마트에서 사면 810원에 살 수 있다. 같은 상품인데도 영화관이 최대 2배 이상 비싸게 파는 것이다. 콜라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 역시 영화관 매점에서 파는 가격이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비쌌다. 마산 ㄴ 극장에서 파는 '실론티'는 1000원이지만 편의점은 800원, 대형마트는 6개 묶음 상품으로 2290원(개당 약 382원)이었다. 또, 마산 ㄱ 극장과 창원 ㄷ 극장이 1500원에 파는 '콜드 오렌지'(240㎖)는 편의점에서 1000원, 대형마트에서 2개 묶음 상품으로 1570원(개당 785원)에 살 수 있었다.

가격차이가 크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높다. 마산의 한 영화관에서 만난 강민정(여·19·교방동) 양은 "편의점에서 1000원 정도 하는 차 음료를 극장에서 2000원이나 주고 샀다"라며 "가격 차이가 너무 심해 짜증이 난다"라고 말했다.

비싼 가격 때문에 아예 극장에서 간식을 사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이미경(여·38·내서읍) 씨는 "오늘처럼 친구와 함께 온 날은 가격이 부담스러워 아무것도 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밖에서 먹을거리를 사서 영화보러 가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대부분 영화관은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만난 이범준(22·구암동) 씨는 "결국 간식을 살 수 있는 곳이 영화관 매점밖에 없다"라며 "가격이 비싸도 먹고 싶으면 여기서 사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불만이 높지만 영화관은 귀를 막고 있다. 이날 찾은 세 곳 영화관 관계자 모두는 이런 소비자불만에 대해 "원칙적으로 냄새가 나는 외부 음식 반입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다"라며 "영화관 매점 음료수와 과자 가격에 대해 더는 할 말이 없다"라고 답했다.
by 100명 2007. 12. 21. 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