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람료 1만원 추진 논란
제작자 "현실화 필요" vs 관객 "배우 몸값부터 낮춰야"

영화인들이 영화관람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람료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영화산업구조 합리화추진위원회, 한국영상투자자협의회, 영화감독 네트워크 등 7개 단체는 최근 '한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안'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불법 복제·불법다운로드를 통한 영화 유통의 근절과 영화관람 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현재의 관람료 구조로는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으며, 현재 7000~8000원인 관람료를 1만 원 선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영화인들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는 11.4%가 증가했으나 영화 관람요금은 3.9% 인상에 그쳤고, 영화 제작비는 평균 31.7% 증가해 현재의 관람료 구조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인상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관람료 인상은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기는 배우들의 몸값과 영화배급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단기이익에만 급급해 관람객들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려는 발상"이라고 맞서고 있다.

극장관람료는 2000년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됐고, 최근 주말의 경우 8000원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통신사의 제휴 할인이 오랫동안 계속됐기 때문에 관객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관람료 인상을 체감하고 있는 상태다. '철새5형제'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주연 3명 몸값만 몇십억 원을 주고 영화를 만들다 보니 적자가 나는 것"이라며 "관객들에게 부담을 넘기기 이전에 한국 영화의 질적인 문제를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18일 "영화인들이 투자비용 증가를 관객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며 "문예진흥기금의 폐지로 오히려 관람료가 내려도 모자랄 판에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by 100명 2007. 12. 21.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