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혹등고래뼈 매장 4년만에 '전시용' 발굴(종합)

연합뉴스|기사입력 2007-12-05 16:43 |최종수정2007-12-05 16:46

모습 드러낸 혹등고래뼈

국내 첫 사례..뼈 조립후 장생포 고래박물관에 전시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시 남구청은 지난 4년간 야산에 묻어 놓았던 혹등고래 한마리를 전시용 뼈 표본으로 만들기 위해 발굴작업을 시작한다고 5일 밝혔다.

이 고래는 지난 2003년 8월15일 우리나라 고래잡이 본거지였던 울산시 남구 장생포동 야산에 묻었던 것으로 고래 뼈 표본 전시를 위해 고래를 매장에서부터 발굴 등 전 과정을 진행하기는 이번이 국내 최초 사례가 된다.

이며 발굴작업은 6일 오후 2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혹등고래를 야산에 묻은 것은 고래의 살점을 추출할 때 칼 등 도구를 사용할 경우 뼈를 다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삭혀 뼈만 완벽하게 추출하기 위한 것으로 고래는 크기에 따라 대략 3년에서 5년 정도 매장해야 살점이 사라지고 뼈만 온전히 남게 된다.

발굴된 혹등고래 뼈가 일반에 전시되기까지는 앞으로 2년이 더 걸린다.

발굴된 고래 뼈는 머리와 몸체 등 각 부위별로 세척작업을 거친 후 상자에 담겨져 인근 장생포 고래박물관 1층 수장고로 옮겨지고 수장고에서 2년간 자연상태로 건조작업을 거치게 된다.

건조된 뼈는 다시 국내 기술로 조립되며 조립된 뼈는 장생포 고래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장생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포경산업이 시작된 지난 1910년 이후 전시를 위해 고래를 매장, 완벽한 구조를 가진 고래 뼈 표본을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일본에 비해 고래 관련 기록이 미비한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방법으로 고래전시를 하게 된 것을 고래전문가들은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혹등고래는 몸통 양쪽에 부채처럼 생긴 긴 팔을 가져 관경(觀鯨.Whale Watching)산업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 1910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146마리 정도만 발견됐다.

이번에 발굴되는 고래는 지난 2003년 8월 초 속초 근해에서 숨진 채 바다 위를 떠돌아 다니다 어부에게 발견된 것으로 길이 7.5m, 무게 4t으로 4∼5년생 수컷이다.

고래전문가 최동익(44)씨는 "고래 구입에서 매장, 발굴, 전시에 이르기까지 고래 뼈 표본을 만들기 위한 전 과정이 진행되기는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라며 "이번 발굴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기록과 함께 고래 뼈 표본을 장생포 고래박물관에 전시한다면 관람객들에게 의미있는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7. 12. 5.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