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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식품 88%가 가짜
[중앙일보 박혜민] '유기농 두부' '유기농 쨈' '유기농 올리브유' 등 국내에서 팔리는 유기가공식품 대부분이 '가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국산 유기가공식품의 88%는 (정부 공식 인증 없이) 제조업체 스스로 '유기식품'이라는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외국과 달리 국내 유기식품 표시는 정부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유기가공식품은 일반 가공식품보다 세 배 가까이(2.82배) 비싸다. 소비자들은 진위 여부도 알 수 없는 '유기농' 식품을 비싼 값에 사먹고 있는 셈이다.
식품연구원 박성훈 박사는 "국내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유기가공식품을 사먹고 있으면서도 진짜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도를 세계 기준에 맞춰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가공식품은 농약.화학비료.항생제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된 농산물로 만들어진다. 가공할 때도 화학첨가물이 들어가면 안 된다. 농약은 안 쓰지만 화학비료는 사용해도 되는 무농약 제품과도 다르다. 유기가공식품 인증은 농림부 산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나 민간 유기식품 인증기관인 흙살림.유기농코리아 등에서 해주고 있다. 외국에선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에만 유기 마크를 붙일 수 있지만 국내에선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표시할 수 있다. 단 신선농산물에는 국내에서도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아야 유기농으로 팔 수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기식품(신선식품+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식품연구원은 올해 시장 규모를 3175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2533억원)보다 25.7% 늘어난 수치다. 저농약.무농약 제품을 합하면 1조8419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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