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
디지털타임스|기사입력 2007-11-27 08:00


'필름없는 영화관' 전세계 동시상영

동영상 파일 제작 네트워크 전송

비용 절감에 고화질 그대로 감상

CJㆍ롯데 '디시네마코리아' 설립

디지털영사기 보급사업 '청신호'?


`디지털시네마'라는 단어는 1996년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가 개발한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 칩을 채용한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방식 프로젝션 기술이 공개되면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디지털시네마'는 영화를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제작, 네트워크망을 통해 영화관에 전송한 뒤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는 영화를 총칭하는 말로 사용되게 됐습니다.

◇디지털시네마의 이점=디지털 시네마는 제작된 영상이 필름이 아닌 동영상 파일로 보관돼, 반복 상영해도 고화질의 영화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고, 필름 제작 및 현상ㆍ자막ㆍ배송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기존 필름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영화 제작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영화를 제작하는 추세로 빠르게 전환되면 저예산으로도 다양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영화시장에 디지털 대세론이 거세게 대두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성' 때문입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 상영이 안착될 경우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이 필름 프린트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총 스크린 수는 약 2000개. 한 개 스크린 당 연평균 15∼20편의 영화를 상영한다고 가정하면, 총 3∼4만개의 필름 프린트가 한 해에 쏟아지게 됩니다. 필름 프린트 비용이 한 벌 당 약 200만원 정도 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해 한 해 약 600억∼8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2003년부터 필름 생산이 미국에서 `공해산업'으로 분류될 정도로 필름이 가진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디지털 시네마가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동시 개봉도 가능해집니다. 앞으로 영화관이 모두 디지털화되면 필름을 각 영화관에 운송, 배급할 필요 없이 중앙에서 위성 또는 네트워크망을 통해 전 세계 영화관으로 콘텐츠를 전송, 상영할 수 있게 됩니다.

◇각 국의 디지털시네마 진행 상황=세계 영화시장은 일찍이 디지털 시네마에 많은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필름 없는 영화관' 시대에 속속 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올해 말까지 약 4000개의 디지털 스크린을 보유하게 되고, 리갈, AMC, 시네마크 등 미국 메이저 영화관 3개 사가 세운 합작회사인 `DCIP(Digital Cinema Implementation Partners)'를 통해 미국 전체 스크린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만4000여 스크린을 대상으로 배급사들과 필름 프린트 제작비에 상응하는 이른바 `가상 프린트 비용'(VPF:Virtual Print Fee) 협의를 올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유럽 역시 영국 디지털 시네마 사업체인 `AAM'(Art Aliance Media)을 통해 지난 6월 20세기 폭스, UPI와 가상프린트 비용(VPF) 협의를 이미 마쳤으며, 향후 5년간 유럽 전역 7000여 상영관에 디지털 스크린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웃나라 중국은 약 3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오는 2010년까지 2500개 이상의 디지털 스크린 보급을 목표로 삼고 있고, 일본도 일찍이 2001년부터 영화 관계자들로 구성된 디지털 시네마 컨소시엄을 통해, 관련 사업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거쳐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국내 디지털시네마 진행 상황=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일부 영화관이 중심이 돼 디지털 시네마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현재 국내 디지털 영사기 보급률은 전체 1980개 스크린 중 약 5% 수준인 107개(2007년 5월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합니다.

매년 디지털 영화 제작과 상영이 급증하고 있으나 디지털 시네마 구축비용을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 중 누가 지불하느냐는 문제가 디지털 시네마 사업 추진의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입니다.

결국 디지털 방식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들은 턱없는 영사시설 부족으로 다시 필름 영화로 전환, 영화관에 상영하는 등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난항을 거듭하던 국내 `필름 없는 영화관'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국내 멀티플렉스 업체인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각각 50%씩 출자한 합작법인 `디시네마코리아'를 설립, 국내 영화관을 대상으로 디지털 시네마 보급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 회사는 제작사, 배급사, 영화관간에 윈윈하는 사업모델을 새롭게 정립해, 저렴한 비용으로 디지털 시네마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디시네마 코리아'의 사업모델은 디지털영사기를 장비가의 약 3분의 1 수준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영화관에 우선 공급하고, 설치 10년 후 해당 영화관으로 장비 소유권을 이전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디지털 영사기를 영화관에 설치해 상영하는 대가로 배급사로부터 기존 필름 프린트 제작비에 상응하는 이른바 `가상 프린트 비용(VPF)'을 영화 개봉 시 받게 됩니다.

물론 VPF를 기존 필름 프린트 제작비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출 예정이며, 10년 후에는 배급사가 VPF를 더 이상 지급할 필요도 없게 됩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행한 `디지털시네마 도입의 경제적 파급효과'(2006년 발행)에 따르면, 디지털 시네마 보급으로 국내 영화산업은 연간 약 24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화업계에서도 새로운 디지털기술 도입이 점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영화시장에 새로운 도약의 불씨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by 100명 2007. 11. 27.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