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日流로 간다..日 콘텐츠 원작 한국영화 되판다

스타뉴스|기사입력 2007-11-27 12:44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윤여수 기자]
오는 12월 일본에서 개봉하는 일본만화 원작 '미녀는 괴로워'.

지난 19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연 한국영화 발전포럼 '한국영화 선순화구조 확보 방안'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본소설과 만화, 영화와 드라마 등을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가 대거 등장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이 같은 영화는 5편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무려 9편이 개봉했고 현재도 12편이 기획 혹은 제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플라이대디'를 시작으로 '사랑따윈 필요없어', '미녀는 괴로워', '복면달호', '검은집', '바르게 살자', '어깨너머의 연인', '권순분 납치사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이 최근까지 개봉했다.

이처럼 일본 콘텐츠를 원작으로 삼는 것은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대 등 젊은층에게 일본 콘텐츠가 익숙하다는 점, 기획 및 창작 아이템의 고갈, 국내 판권료보다 크게 높지 않은 가격 등이 그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일본 콘텐츠를 원작삼은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영화가 다시 일본으로 날아가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일본 작가 가네시로 카즈키가 쓴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원작으로 한 이준기 주연 '플라이대디'가 지난 4월 일본에서 개봉했다. 또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한 황정민 주연 '검은집'이 10월 일본 관객과 만났다.

지난 5월 칸 필름마켓에서 일본에 팔린 '복면달호'.

또 지난 23일 역시 일본 소설을 영화로 옮긴 '어깨너머의 연인'이 일본에서 선보였다.

이 외에도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삼아 영화로 만들어진 '미녀는 괴로워'가 오는 12월15일 '칸나상 대성공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현지 관객과 만난다. 또 작가 사이토 히로시의 원작으로 한 일본영화 '샤란큐의 엔카의 꽃길'을 리메이크한 차태현 주연 '복면달호'가 지난 5월 칸 필름마켓에서 일본 에이벡스에 팔렸다.

한 마디로 '역(逆) 일류(日流)'인 셈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관계자들은 "일본에서는 한국영화의 원작이 된 자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찾는다.

일본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올드보이'의 해외 마케팅을 담당한 쇼이스트 손민경 팀장은 "이 같은 자부심을 바탕으로, 자국 시장에서 잘 알려진 콘텐츠를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를 개봉할 경우 홍보마케팅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말한다.

손 팀장은 "일본 바이어들의 경우, 배우가 현지에 잘 알려져 있지 않거나 마케팅 측면에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소구점이 모호한 영화일 경우 고민이 많다"면서 "일본 콘텐츠를 원작으로 한 한국영화의 경우, 원작에 대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개봉 전 영화의 인지도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한국영화 주연배우들이 현지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경우는 더욱 유리하다.

'복면달호'의 투자배급사 스튜디오2.0의 이선영 팀장은 "차태현에 대한 현지 인지도가 높고 영화가 지닌 정서적 측면도 한국과 일본이 통할 수 있는 부분도 높다"고 말했다.

영화계는 급격히 식어가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기운이 이 같은 흐름을 밑받침삼아 되살아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by 100명 2007. 11. 27.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