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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부진 여파…영화사들 줄적자 전망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 한국영화 침체현상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시네마서비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영화 투자ㆍ제작ㆍ배급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어서 충무로의 연말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26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화려한 휴가'의 흥행 성공 등으로 주요 영화사들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올해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타 영화사들에 비하면 올해 성적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지만 지난해에 이월된 악성 부채 등이 올해 회계에 반영돼 4년 만의 흑자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했던 쇼박스의 올해 실적은 심각한 실정이다.
쇼박스는 올해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마강호텔' '쏜다' '뷰티풀 썬데이' '날아라 허동구' '디 워' '만남의 광장' '두 얼굴의 여친' '행복' '마을금고 연쇄 습격사건' 등 10여 편의 영화를 투자 또는 배급했으나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거나 흥행에 참패했고, 기대를 모았던 '디 워'도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는 했으나 제작비 규모가 워낙 커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추산돼 연말까지 쇼박스의 적자 규모는 수십억~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상당히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영화 전반에 불어닥친 침체의 여파가 워낙 커 직접적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시네마서비스도 상황이 심각하기는 쇼박스 못지않다.
지난해 '왕의 남자'로 큰 성공을 거뒀던 시네마서비스는 올해는 투자ㆍ제작ㆍ배급한 영화 중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거의 없어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1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황진이'의 흥행 실패가 결정적 타격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기대했던 '우아한 세계'나 '마이 파더'의 잇단 흥행 실패로 적자의 늪을 헤매고 있으며 태원엔터테인먼트도 흥행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200만 관객을 넘긴 영화('사랑')를 한 편 배출하긴 했으나 다른 영화들의 흥행 실패를 보전할 만큼의 '대박'을 터뜨린 영화가 없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1월 말 현재까지는 적자 상태지만 12월에 배급하는 '황금나침반'이 큰 성공을 거둘 경우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영화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이 정도 실적을 거둔 것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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