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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젊은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온라인 예고편에 자극적인 장면을 삽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코엔 형제가 연출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온라인 예고편에는 경찰의 조사를 받던 한 운전자가 산소탱크를 안고 그대로 폭발, 머리가 산산조각 나서 뇌가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여과 없이 등장한다. 또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베오울프>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물속에서 나체인 상태로 떠오르는 장면이 온라인 예고편에 부분 삽입되어 있다. 이들 두 편의 예고편은 극장 예고편으로는 볼 수가 없는데, 이는 미 영화협회 등급위원회의, 이른바 ‘그린-밴드’라고 부르는 극장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제작사들은 꼼수를 부려, 극장용인 ‘그린-밴드’와 반대 개념인 ‘레드-밴드’ 예고편을 제작, 인터넷에 대거 유포시키고 있다. 마치 이들 예고편을 통해 해당 영화가 어느 정도의 수위로 폭력과 섹스, 욕설 장면들을 담고 있는지를 확인시키려고 하는 것처럼 극도의 자극적인 장면을 앞세워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예고편은 개봉 전에 타깃 관객층에게 이 영화가 어떤 모습인지 샘플링해서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배급·마케팅 회장 애덤 포겔슨의 말이다. 이들 예고편이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가 성인 취향인지, R등급 코미디물인지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해, 흥행을 보장해 주는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 영화위원회(MPAA)의 규제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들 ‘레드-밴드’ 예고편에 대해 도입부에 17세 이하 관람 금지의 빨간 딱지가 삽입되고 시청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 매년 5만에서 6만 편 정도의 예고편 중 평균 11~12편 정도만 빨간 딱지가 붙어 관리되고 있다. 최근에는 콜럼비아 픽쳐스의 <수퍼배드>와 20세기 폭스의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정도가 레드-밴드로 분류되었을 뿐이니, 거의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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