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영화가 창고에서 썩는다···국내영화 재고 15편도 넘어
[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흥행실패도 부러운 ‘재고’영화
개봉을 하지 못한 한국영화가 15편을 넘어섰다. 개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재고’ 작품이지만 제작비 규모도 평균 이상인 순제작비 25억 원 이상인 영화가 대부분이다. 출연진 역시 문소리, 김태우, 조한선, 차태현, 하지원 등 톱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화려한 작품이지만 길게는 3년이 넘게 개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촬영이 끝났지만 제작사 및 배급사 사정, 비용 문제 등으로 개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영화는 ‘사과’, ‘일편단심 양다리’, ‘러브하우스’,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도레미파솔라시도’, ‘울어도 좋습니까’, ‘특별시 사람들’, ‘무림여대생’, ‘묘도야화’, ‘방울토마토’, ‘소년은 울지 않는다’, ‘굿바이 데이’, ‘태양의 이면’, ‘아버지와 마리와 나’, ‘바보’, ‘날라리 종부뎐’ 등이다. 그나마 개봉이 지연됐었던 ‘가면'은 최근 개봉 일자를 12월 말로 결정했다.
이중 토론토국제영화제,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사과’는 3년 째 개봉을 못하고 있다. 제작사 청어람이 ‘괴물’ 배급계약을 쇼박스와 맺으며 배급판권을 넘겼지만 대략적인 개봉 시기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문소리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배속에 있는 아이가 팔 다리가 없어도 낳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인 것 같다”며 ‘사과’의 개봉 지연을 아쉬워했다. 이 영화에 출연한 또 다른 배우는 사석에서 “사과를 3년이나 나뒀으니 다 썩었거나 잼이 됐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2005년 첫 주여작 '울어도 좋습니까' 촬영을 끝낸 윤진서는 최근 "빨리 극장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개봉 지연의 답답함을 표현했다.
지난 2006년 가을 촬영이 끝난 ‘특별시 사람들’은 최근 주연배우 조한선이 언론사 인터뷰까지 끝냈지만 내년으로 개봉이 연기됐고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의 영화 ‘무림여대생’은 벌써 3차례 이상 개봉이 미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각 배급사, 영화 제작사 중 상장사가 올해 적자폭이 클 컷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개봉해서 수익을 내지 못하면 또 막대한 적자가 추가되기 때문에 내년으로 많은 영화가 밀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영화사 관계자는 “80% 이상 촬영한 분량이 아까워 주연배우 매니지먼트회사가 돈을 투자해 완성한 영화도 있었지만 전체 제작비의 35%에 이르는 마케팅비용을 구하지 못해 개봉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