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3D’ 영화시장 블루칩 부상
스포츠칸 | 기사입력 2007-10-09 21:57 | 최종수정 2007-10-09 22:27
스크린에서 튀어나올 듯한 등장 인물과 갖가지 물체. 3-D 입체영화의 특징이다. 부산영상위원회와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근 블루오션으로 손꼽히는 입체영화에 대한 시연회와 세미나 등을 마련,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할리우드 등에 이어 한국에선 이르면 내년 여름에 극장용 장편 입체영화를 다시 선보일 전망이다.

#‘천하장사 임꺽정’

입체영화는 화상의 넓이와 높이에다 깊이까지 더한 영화를 말한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장편 입체영화는 미국영화 ‘브와나 데빌’(1952)이다. 한국영화는 ‘천하장사 임꺽정’으로 이규웅 감독이 1968년 2월에 선보였다. 1시간 30분짜리 사극으로 입체영상은 후반에 10여차례 선보였다. 신영균·박노식·윤정희·태현실씨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두번째 입체영화는 ‘몽녀’로 임권택 감독이 1968년 7월에 공개했다. 김지미·박노식·남정임·이순재씨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했다. 당시 언론은 ‘몽녀’에 대해 ‘한국 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팬스코프 3D 입체 촬영기로 찍은 두번째의 튀어나오는 영화’라며 ‘첫번 작품 임꺽정보다 개량된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다. 임권택 감독은 “당시로선 획기적인 한 프레임에 두 장의 이미지를 넣는 방식으로 찍었다”며 “음향도 입체감을 넣었는데 반복 상영으로 필름이 손상되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다”고 회상했다.

당시 관객들은 20원짜리 특수안경을 쓰고 입체영상을 즐겼다. 이와 관련, 영화연구가 정종화씨(영화정보센터 대표·중국문화원 자문위원)는 “관객들이 특수안경을 기념으로 몰래 가져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정광헌 팀장은 “1980년대에 입체영화 붐이 일었지만 결과물이 미미했다”면서 “그간 국내에서 제작된 입체영화는 약 10편으로 ‘천하장사 임꺽정’과 ‘몽녀’, ‘공포의 축제’(1986) 등의 필름이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몽’은 복원작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영화, 입체영화로 전환

한강을 뛰쳐나와 소녀를 낚아채는 괴물. 8일 ‘2007 부산국제필름커미션 영화산업박람회’에서 마련된 시연회에서 미국의 인스리(In Three Inc)는 ‘괴물’ 스틸 40커트를 입체로 선보였다. 입체영화로 전환시킨 ‘스타워즈 에피소드3’ 일부 장면도 공개했다. 인스리의 매슈 디존 오퍼레이션즈 매니저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로 일반 영화를 입체영화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이영훈 (주)마스터이미지 대표는 “2대인 기존과 달리 1대의 프로젝트로 입체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면서 “국내 CGV 12개 극장과 홍콩국제공항 내 극장에 공급해 ‘크리스마스 악몽 3D’와 ‘로빈슨 가족 3D’를 성공적으로 상영했다”고 밝혔다. 이대표는 또 “특수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입체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무안경 방식의 입체 LCD(2.2~19인치)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입체영화 시대 도래

‘치킨 리틀’ ‘몬스터 하우스’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입체영화는 포화상태에 이른 영화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11월에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이 ‘베어울프 3D’(BeoWulf 3D), 2009년 5월에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Avator)를 선보인다. 스티븐 스필버그·피터 잭슨 감독도 2009년에 ‘틴틴’(Tintin)을 내놓는다. 월트디즈니는 매년 10~12월에 ‘크리스마스 악몽 3D’를 개봉하고, 드림웍스는 2009년부터 모든 애니메이션을 3D로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영훈 대표는 “2009년에 미국의 10여개 주요 영화사에서 입체영화를 개봉할 예정”이라며 “국내에선 공포·SF 장편 입체영화를 한 영화사에서 내년 여름, 서너 영화사에서 2009년 개봉을 목표로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일 감독(영산대 교수)은 “경희대 실용음악과 이우창 교수의 3D 양안 입체 뮤직비디오를 오는 11월에 완성한 뒤 비보이를 주인공으로 한 20분 정도의 입체 단편영화를 만들어 내년 봄 극장에서 하루에 30~40회씩 상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체영화 상영이 가능한 스크린은 2009년 말까지 세계적으로 5000개가 넘을 전망이다. 김성우 CJ CGV 과장은 “2007년 8월 현재 국내의 입체영화 상영관은 26개”라며 “2009년에는 150개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추세에 대해 이승현 교수(광운대)는 “입체영화는 더욱더 생동감 있는 장면 연출로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고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복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y 100명 2007. 10. 10. 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