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차보험료 인하 목소리 “일리있다”

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는 소비자들과 이를 거부하는 손해보험사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손보사는 최근 낮아진 손해율이 고유가·촛불집회 통제등 일시적인 현상이어서 당장 인하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동안 예정 손해율을 낮춰 적자구조를 만들고 사업비를 펑펑 써 왔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인하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구나 고유가를 빌미로 비상급유서비스를 폐지한 것을 비롯 각종 소비자 혜택을 줄여왔기 때문에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어 손해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불가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고무줄 사업비로 적자 구조 만들어

손보사들은 실제보다 예정손해율을 낮추고 예정 사업비를 높게 책정,적자 구조를 만드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인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손보업계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차보험(오프라인 임의담보 기준)예정 손해율은 중소형사 68∼69%, 대형사는 70%내외로 집계됐다. 손해율 감소추세에 맞춰 예정손해율을 낮췄다고 하지만 너무 내려잡았다. 결국 실제 손해율이 70%까지 내려간다고 해도 예정손해율보다 높기 때문에 계속적자가 나는 셈이다. 반면 보험료를 구성하는 또다른 요소인 예정사업비는 오랜기간 고정됐던 28%를 넘어 30%대에 이르렀다. 보험소비자연맹은 2007년 사업년도를 기준으로 차보험 10조원중 책정된 사업비(25%)는 2조500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30.5%인 3조원 이상을 써 부담을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시켰다고 주장했다.차 보험료는 이를 합쳐 100으로 구성된다.

즉, 실제 손해율보다 예정 손해율은 내리고 예정 사업비보다 실제 사업비를 많이 써 항상 적자구조를 만들어 왔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14개 손보사 손해율이 크게 낮아졌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 지난해 77.2%에서 올해 71.5%로, 2월은 76.1%→69.2%, 3월은 77.9%→69.7%로, 4월은 72.8%→69.7%, 5월(가마감 수치)은 74.4%→67.5%로 모두 하락했다.

최근 급격히 낮아진 손해율로 인해 과거와 달리 흑자구조로 전환된 이상 분명히 보험료 인하 여지는 생긴 셈이다.

■스스로 판무덤 누굴 탓하랴

손해율에 상관없이 리베이트등 사업비를 과다하게 지출하는 관행은 십수년 동안 계속돼 왔다.

91년부터 2007년까지 16년동안 삼성,현대,LIG,동부,메리츠,롯데,제일,신동아,흥국쌍용,그린등 10개 손보사 합산비율을 집계한 결과 FY’97,98년을 제외하고는 전부 100%대를 넘어섰다.자동차 보험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로 구성되는데 100을 넘으면 손해가 넘지 않으면 흑자가 나게 된다.

손해율이 가장 안정적인 60%후반일때도 손해율이 80%이상 치솟을 때도 합산비율은 항상 100을 넘었다. 이는 손해율이 안정적일때는 각종 리베이트등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업비를 펑펑쓰다가 손해율이 높아지면 사업비를 줄였다는 의미다.

거꾸로 뒤집어 보면 손해율이 안정적일때 출혈경쟁을 하지 않고 자정노력만 한다면 언제든지 흑자구조로 전환돼 보험료 인하 여지가 생길수 있다는 의미다.하지만 출혈경쟁에 이어 최근에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비상급유 서비스 마저 폐지시킨 만큼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하 요구를 거절할 명분이 없어 보여 향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y 100명 2008. 7. 7.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