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썰렁한 한가위’ 외화 ‘본…’ 박스오피스 1위 요지부동
스포츠칸 | 기사입력 2007-09-27 22:11
영화 '사랑'의 한 장면.

극장가 전통적인 성수기 중 최고로 꼽혔던 올 추석에 기대와 달리 특수가 없어 영화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5일이라는 매우 긴 연휴 기간이었지만 극장가를 찾은 손님은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올 추석 극장가는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속설이 무너졌다. 맷 데이먼 주연의 외화 ‘본 얼티메이텀’이 12일 개봉해 26일까지 전국 누계 150만9000명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블랙펄의 저주’에 이어 5년 만에 외화가 정상에 오른 것이다.

한 주 늦게 개봉한 주진모 주연의 ‘사랑’(감독 곽경택)이 그 뒤를 바짝 따르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사랑’은 26일까지 전국 110만3002명을 동원했다. ‘본 얼티메이텀’보다 전체 관객수에서는 뒤지지만 1주 늦게 개봉한 것을 감안할 때 흥행 속도는 현대 더 빠르다. 그러나 지난해 추석 연휴에 하루 35만명씩 모았던 ‘타짜’의 흥행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추석 연휴에 강세를 보이던 한국 코미디 영화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김상진 감독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전국 103만8051명, ‘두사부일체3-상사부일체’는 연휴 기간에 전국 누계 51만3100명을 모으는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런 면에서 올해 추석에는 5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대박 영화는 나오지 못할 전망이다.

한국영화가 이처럼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이유로는 ▲이렇다 할 문제작이 없었고 ▲상투적인 코미디에 의존했으며 ▲스타마케팅에도 실패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영화인들은 가뜩이나 한국 영화 분위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추석 성수기도 조용히 넘어가 시장 상황이 더욱 경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by 100명 2007. 9. 27.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