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어려운 이유

미국인들은 자막있는 영화를 싫어한다."

한국의 영화 관객들은 자막이 있는 외화를 보는 데 거의 불편을 느끼지 않을 뿐더러 거부감 또한 별로 갖고 있지 않다.(아직 한글이 익숙치 못한 어린이들과 나이드신 노인세대를일부 제외한다면). 이는 오랜 시간 동안 헐리우드 영화 외화를 보는 데 익숙해진 탓에 자막처리된 영화를 보는 일이 그다지 낯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막이 있는 외국 영화라는 사실 자체가 국내 영화 팬들의 작품 선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아니라 거의 모든 비영어권 국가의 영화 관객들에게 해당되는 현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미 그들도 세계시장을 장악한 미국영화에 길들여져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미국 영화 관객들의 경우는 어떨까? 주지하다시피, 미국인들은 자국 안방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 덕분에 자막있는 외국영화를 기회가 거의 없으며 필요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 결과 자막있는 외국영화는 미국인들에게상당히 낯설게 여겨지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은 자막있는 외국영화를 별로 좋아하지않고 가급적 같은 영화를 선택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아쉽게도 자막있는 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자료가 있는지 없는지는 필자는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달전 수업시간의 토론시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상당히 일리가 있고 타당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날의 토론주제는미국인들은 헐리우드 영화만을 고집할까?’였는데 그 날 토론에 참여한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통해미국에서 외화가 흥행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 있었다.

물론 그 날 토론에서도 외화가 미국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는 가장 이유로는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만한 영화를 만드는 나라가 없기 때문이라는 꼽혔다. 그와 더불어 나온 여러가지 분석 가운데 하나가 간혹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 외국영화가 미국 영화관에 걸린다 해도 자막이 있는 영화의 경우에는미국 영화팬들로부터 홀대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이었다. 이야기를 미국 학생은 자기 가족과 친구 주변 사람들의 예를 들면서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은 비영어권 영화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지적했다. 그는 "대다수 미국인들은 외국어에 매우 배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자막처리된 외국영화를 보는 자체를 상당히 불편해 한다"덧붙였다.

여러분들은 이같은 분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일리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비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이 외국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외국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과 달리 외국어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않을 뿐더러 외국어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생활환경에서 살아간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절대 다수가 외국어 학습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인들이 외국어에 보이는관심도 지수세계적으로 거의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 미국인들에게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환경에 노출되는 상황이 상당히 불필요하고 어색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인들의 영화 소비습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결과 설령 작품성과 흥행성을 갖춘영화일지라도 일단 자막이 있는 비영어권 영화일 경우에는 다른 언어의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미국인들의 발길을 끄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비영어권 외국 영화들은 미국 시장의 경우에는 출발선상에서부터 영화 외적인 불리한 조건을 가진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가진 헐리우드 영화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글을 쓰는 계기를 제공한괴물경우에는 주연(?)이 대사가 필요 없는 괴물인 덕분(?)미국시장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갖고 있는 약점을 일부 만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지나친 논리적 비약으로괴물여전히 미국인들에게는 자막있는 외국 영화로 비춰질 것이기 때문에 흥행성과 작품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데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 놓여져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괴물미국 개봉 첫주에 기존 한국 영화에 비해 무난한 출발을 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흥행몰이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괴물선전을 기대하면서 다음 편에서는문화의 상대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영화가 미국시장 진출에 어려운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by 100명 2007. 9. 9.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