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로 갈라진 마을

<앵커 멘트>

어제 저녁 영화 한 편의 상영 여부를 놓고, 한 지역의 주민들이 격렬히 대립했습니다.

영화는 5.18 광주를 다룬 '화려한 휴가', 지역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합천입니다.

이민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딴 경남 합천의 일해 공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려는 시민단체와 이를 저지하려던 전사모, 즉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끝내 충돌한 것입니다.

<인터뷰> 강선희(일해공원반대대책위 위원장) : "합천 군민들이 80년 광주를 알아야된다고 생각..."

공원의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바꾼 합천군 측도 영화 상영을 불허했습니다.

<인터뷰> 이승연(전사모 대표) : "각하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에서 예민한 소재를 다룬 영화 상영은 말도 안된다.."

당시 광주의 희생자 유가족들도 처음 합천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안성례(5월 어머니회 회장) : "우리 고장에서 이렇게 처참하게 당했다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한 켠에선 영화 상영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야유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한 편의 영화 상영을 둘러싼 갈등.

역사의 쓰라린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by 100명 2007. 8. 27.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