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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엔 한국이 없다 | |
전지현→일본인, 이병헌→홍콩인, 비→무국적 아시아인 세계무대 진출 작품서 非한국인 캐릭터로 등장 한국 정체성 어디있나” 국내팬들 아쉬움 토로 한류스타 안에 ‘한국’이 없다?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합작 영화에 캐스팅돼 할리우드 및 국제무대 진출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스타들이 정작 작품 속에서는 한국인이 아닌 중국이나 일본인 혹은 무국적의 아시아인으로 설정돼 아쉬움을 사고 있다. 장동건, 전지현에 이어 영어 영화인 프랑스-미국 합작 ‘I come with the rain’에 출연이 결정돼 지난 16일부터 홍콩에서 촬영 중인 이병헌은 홍콩 암흑가의 두목 ‘수동포(Sudongpo)’ 역할을 맡았다. 전지현은 ‘지아나 전(Gianna Jun)’이라는 영어식 이름으로는 처음 해외무대에서 소개되는 작품으로 홍콩-프랑스 합작영화인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골랐다. 이 작품에서 전지현은 인간 세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흡혈귀들을 처단하는 비밀 정부의 요원으로 출연한다. 2차대전 후 일본의 군사학교에 침입한 흡혈귀를 사냥하는 일본인 여학생 ‘사야(Saya)’의 역할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중국 베이징 등에서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 중이지만 영화는 아직 베일에 싸인 채 스틸사진이나 영상자료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어떻게 그려졌는지 정확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설정상으로는 여고생 교복을 착용하고 일본도를 들고 다니는 ‘뱀파이어 헌터’다. 일본색이 짙은 인물 설정을 전지현이 어떻게 소화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이 영화는 ‘공각기동대’ ‘인랑’ 등을 제작한 일본 프로덕션 IG가 만든 동명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장동건은 극중 국적이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아시아의 최고 무사’로 설정됐다. 장동건은 3000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될 ‘사막 전사(Laundry Warrior)’에서 1900년대 초 최고의 무사이자 살인청부업자 ‘양(Yang)’으로 등장한다. 부패한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사막 한가운데 마을 세탁소(laundry)에 정착하지만 두목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일당이 나타나 대결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담게 된다. 비(본명 정지훈)도 할리우드 영화에서 국적 불명의 아시아 청년으로 등장한다. ‘동양풍’의 이름을 가진 인물이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스피드 레이서’에서 신예 레이서 ‘태조 토고칸(Taezo Togokhan)’을 연기하게 된다. 이 작품 역시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의 TV 애니메이션 ‘마하 고고’를 원작으로 했다. JYP의 프로듀서인 박진영은 아시아인으로서 글로벌 스타의 조건이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미국인, 영어를 할 수 있는 중국인, 중국어 영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 등 3부류라고 꼽았다. 이에 따른다면 비슷한 시기 할리우드와 해외무대를 향해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이들 한류스타의 인물 설정은 ‘세계 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해외 자본으로 만드는 영화에 액션에 능한 아시아인으로 등장해 영어로 대사를 소화한다. 장쯔이, 궁리 등 영어에 능한 중국계 스타들이 일본 배우들을 제치고 미국 영화 속에서 일본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할리우드가 요구하는 아시아 스타의 조건이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한류스타에게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영화 및 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하고픈 팬들의 아쉬움은 크다. 중국 무협, 홍콩 누아르, 재패니메이션, 사무라이와 게이샤 등 브랜드화된 중국 일본의 문화적 원형들이 풍부한 반면, 한국으로서는 해외 제작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문화 원형이 부족하다는 점도 당장 한류스타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해외무대에 도전하지 못하는 원인이다. 이들이 향후 한류스타이자 월드스타로서 어떠한 전략으로 해외무대를 개척해 갈지 팬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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