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없는 영화 '디지털시네마' 국내 첫선

KT, DCP 방식의 영화 '죽어도 해피앤딩' 22일 씨너스에서 상용화

필름대신 네트워크를 통해 영화를 전송받아 상영하는 극장이 국내 처음으로 등장했다.

KT(41,750 하락세250 -0.6%)는 22일 개봉하는 예지원 주연의 영화 '죽어도 해피엔딩'을 디지털 시네마플랫폼(DCP) 방식으로 전국 씨너스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네마플랫폼(DCP) 방식은 촬영한 영화를 디지털 파일 형태로 가공해 KT 네트워크를 통해 극장에 전송하고, 관람객들은 디지털 영사기를 통해 고화질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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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네마플랫폼(DCP) 개념도


필름 영화는 촬영한 영상을 현상하고 자막을 넣고, 극장까지 배송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필름영화가 아닌 디지털영화를 상영한다고 해도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기는 마찬가지였다.

영화파일을 별도로 하드디스크 복사본으로 만들어야 하고, 개별전송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에 전송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디지털상영의 장점인 물류비 절약과 시간단축, 환경오염감소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KT가 이번에 첫선을 보이는 DCP 방식의 영화상영은 이런 단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여러 극장으로 영상을 전송해도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전혀 없다. 때문에 전국 어디서나 KT의 DCP가 연결된 극장이면 동일한 시간이 영화를 배포해 상영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초당 24프레임의 영화를 여러 극장으로 동시 전송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전송망을 구축했다"면서 "영화 상영방식은 주문형 비디오(VOD)처럼, 전송망을 통해 영화를 다운로드한 다음에 상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시네마 시장이 본격 열리게 되면, 국내 영화시장도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국내외 배급사는 필름 배송 및 소각에 드는 비용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부담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아울러, 스크린당 약 200만원씩 들던 필름 제작비용도 현재 아날로그 배급방식보다 네트워크를 통한 배급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제작사들 역시 상대적으로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탈피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제작을 고려하고 있어, 영화제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 솔루션사업본부 권순홍 상무는 "디지털 방식의 영화전송 서비스는 영화 제작과 극장 운영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비용뿐만 아니라 환경공해까지 절감할 수 있는 상생 모델"이라며 "KT가 IT솔루션을 통해 한국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KT는 지난해 9월 롯데시네마, 씨너스, MMC 등 국내 유명 멀티플렉스 체인들과 디지털시네마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DCP사업을 추진해온 바 있다.

한편 예지원 주연의 '죽어도 해피앤딩'은 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와 싸이더스FnH가 제작하고 프라임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영화다.

by 100명 2007. 8. 22.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