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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부정선거 증명하는 필름 공개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 속에서도 지난달 27일 실시된 짐바브웨의 결선투표가 부정선거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한 교도관이 비밀리에 촬영한 필름이 공개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퍼드 유다라는 이 교도관은 자신을 비롯한 교도관들이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것을 상관들로부터 강요받았다고 밝히며 교도소에서 벌어진 부정선거 행위 또 일반 시민들의 반응 등을 비밀리에 촬영했다.
유다는 짐바브웨 제1 야당인 민주변화운동(MDC)의 지지자로 활동했던 자신의 삼촌이 두 달 전 무참히 살해당한 후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다는 결선투표가 실시된 후 가족들과 함께 짐바브웨에서 도망쳐 나왔으며 자신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가베 대통령이 축출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수 많은 고아들과 난민들을 발생시킨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종류의 폭력이 이번 선거에서는 난무했다”며 “당신의 나라 정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필름 속에는 투표를 감시하는 감독관인 샴비라(Superintendent Shambira)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참전군인들로 구성된 샴비라는 유권자들이 야당의 모건 츠방기라이 대표가 아닌 무가베 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감시하는 이들을 말하며 짐바브웨인은 대부분 샴비라를 두려워 하고 있다.
필름에서 한 유권자는 “샴비라는 누구에게 투표를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감독관이 보고 있지 않을 때 투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몰래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는 마치 매처럼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투표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유다는 짐바브웨인들에게 무가베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방법 외 다른 선택은 주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필름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달 12일 반역죄 혐의로 체포된 텐다이 비티 MDC 사무총장의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 비티 총장은 족쇄가 채워진 모습으로 법정에 서기 직전에 이를 해제하고 있었다.
비티 총장은 현재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재판에서 유죄로 확정될 경우 사형당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필름은 선거 유세 기간 중 평범한 시민들이 강제로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민주전선(ZANU-PF)의 선거 유세 현장에 참가해야만 했던 사실도 증명해주고 있다.
교도관들은 영화를 통해“ZANU-PF의 폭력배들이 집을 비운 사이 들어와 아내를 납치해 지하에 가뒀다”며“지하에서 밤을 지샌 후 내 차례가 되면 강제로 유세 현장으로 나가야 했다. 이들은 살인자다. ZANU-PF는 폭력배들을 내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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