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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에도 영화관 세워야죠” | |
국내 멀티플렉스 11년 함께한 김장수씨 “마라도에도 영화관을 만들 겁니다.” 김장수(43) 프리머스시네마 운영본부장은 국내 멀티플렉스 11년사와 함께해온 ‘극장인’이다. CJ에 입사해 지난 1996년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강변 개관 때부터 극장업에 몸담아왔다. 지난해 10월 CGV에서 프리머스시네마 운영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그는 ‘강원도 원주에서 최남단 마라도까지’ 프리머스시네마를 통해 전국의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서지역에 상설 상영관을 마련하는 것은 ‘나눔의 영화관’ 캠페인의 일환이다. 영화 ‘극락도’의 주요 촬영지였던 서남단의 가거도(전남 신안군)에는 이달 말 섬 내 최초로 상설 영화상영시설을 들여앉힐 예정이다. 무료로 운영될 이 영화관은 프리머스시네마 43호점이자 도서지역 상영관 1호점이 된다. 내년까지는 마라도에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상영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타 멀티플렉스와는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지역밀착형 극장을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겁니다.” 전국 42개 상영관에 312개 스크린을 갖춰 업계 2위 규모인 프리머스시네마는 대형 백화점과 상가.번화가를 중심으로 공략하는 타 멀티플렉스 체인과는 달리, 아파트단지 등 주거지 중심의 입점 전략을 고수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층 위주의 다른 극장과는 달리, 주부 관객들을 위해 양은냄비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한다거나 중장년층을 위해 매점에 수정과나 식혜 등 전통음료 메뉴를 마련하는 등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원성취 이벤트’의 하나로 SK증권 주식 1000주를 내걸고 경제난 극복과 인생설계 사연 공모 이벤트를 벌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부산점에 국내 최초로 어린이 전용관인 키즈시네마관을 오픈하고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를 유치한 데에는 김 본부장의 공이 컸다. “처음 강변에 멀티플렉스가 생겼을 때는 ‘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죠. 그곳으로 발령받았을 때는 저도 사표 쓰게 될 줄 알았어요.” 김 본부장은 극장업에 종사하면서 지난 2002년 CGV 구로점에서 사제 폭발물이 발견됐을 때를 가장 아찔한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도 한 달에 열흘가량은 ‘출장 중’이다. 각 지역점을 돌면서 시설과 운영.마케팅 등을 꼼꼼히 챙긴다. 가족과 함께 극장에 가서도 ‘의자는 불편하지 않은지, 통풍과 실내온도 유지는 잘되는지’ 등을 신경 쓰느라 영화감상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최근 극장업계는 한국 영화의 위기로 인한 수익률 악화와 매출 퇴조라는 악재 속에서도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리머스시네마는 지난 6월 피카디리극장과 손잡고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으로는 처음으로 전통 극장가인 종로에 진출했다. 이어 오는 9월에는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 규모의 부천 소풍점을 개관하며 수도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의 공격적인 운영이 멀티플렉스 극장업계의 판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주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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