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매각 김우택 대표 인터뷰

불황에 빠진 한국 영화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본지 7월 19일 경제섹션(E)1면>

 

파문의 중심지인 미디어플렉스 김우택(43·사진) 대표를 긴급 인터뷰했다. 그는 “이번 매각이 한국 영화계의 파이를 키우는 작업”이라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대주주만 바뀌었을 뿐 회사 전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등을 투자·배급하며 ‘영화계 미다스의 손’을 불렸던 그는 올해 영화주간지 ‘씨네21’이 선정한 ‘한국영화산업 파워50’에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리온그룹에서 영상사업을 접는다는 설이 분분하다.

“사실 무근이다. 엔터테인먼트는 그룹 전체의 큰 축이다. 메가박스는 팔았어도 향후 10년간 우리가 계속 운영한다. 대표직도 그대로 갖고 있다.”

 

-콘텐트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극장을 매각한 돈(1455억원)을 콘텐트 강화에 쓸 것이다. 아주 단순한 계산이다. 영화는 물론 방송 등 다른 미디어에 대한 투자도 늘리겠다. 제작역량을 강화한다.”

-영화계의 시각은 다르다. 그나마 수익이 나는 극장을 팔았는데….

“충무로가 민감한 거다. 변할 게 거의 없다. 매각대금이 들어오니 파이가 커진 것으로 보면 된다. 절대 포기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 것이다.”

 

-예를 든다면.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거다. 올 7월 중국 베이징에 메가박스 극장을 세웠다. 내년 1월 베이징에 한 곳이 더 생긴다. 이미 투자를 결정한 한·중·일 합작영화 ‘적벽’ 외에도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호주 자본의 정체가 불분명하다. 영화에 관심이 없다는 말도 돈다.

“다 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운영권을 10년간 맡기겠는가. 매쿼리그룹도 글로벌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충무로가 활력을 잃었다. 그래서 빠지는 것 아닌가.

 

“지금은 영화계 전체로나, 우리 회사로나 조정기다. 그간의 과다투자로 시장 전체가 어려워졌다. 항상 공격적일 순 없다. 좋은 상품이 있으면 반드시 투자한다.”

-증권가에선 건설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회사로 건설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확정된 건 없다.”

by 100명 2007. 7. 20. 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