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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한국영화 다운사이징이 새 돌파구? | |
슈퍼주니어 멤버 전원출연 ‘꽃미남연쇄테러사건’ 제작비 겨우 8억5000만원 ‘죽어도 해피엔딩’ 등 저예산 상업영화 제작 러시 한국 영화계에 제작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스타를 내세운 저예산 영화 ‘꽃미남연쇄테러사건’(감독 이권, 제작 SM엔터테인먼트.폴룩스픽처스)이 새로운 기획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은 10대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이밴드 ‘슈퍼주니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음악프로듀서인 이수만 이사를 수장으로 H.O.T 보아 신화 등의 스타를 키워낸 SM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소속 스타군단인 슈퍼주니어 멤버 13명을 전원 기용해 영화계에 첫 진출 선언을 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충무로의 투자자들과 제작자들의 눈길을 끄는 점은 순 제작비 8억5000만원으로 철저하게 10대팬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한 영화라는 것. 아이돌스타를 향한 10대팬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영화의 티켓구매력으로 이어질지가 흥행의 관건이다.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는 젝스키스의 ‘세븐틴’이나 HOT 주연의 ‘평화의 시대’, 인기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던 ‘긴급조치 19호’ 등 가요 스타들을 내세운 과거의 기획영화를 뛰어넘어 만족할 만한 재미와 완성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정은 다소 황당하지만 10대들이 선호하는 문화 코드와 사춘기의 고민들을 담아냈다. 각 학교를 대표하는 ‘꽃미남’들이 연쇄적으로 인분 테러를 당하는 일이 일어나고, 이를 추적하는 한 학생이 인터넷 블로그에 사건 개요를 올리면서 화제가 된다. 이어 테러의 피해자인 꽃미남들이 오히려 스타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한 외국어고 학생들이 ‘테러 당하기 작전’에 돌입한다는 내용이다. 또래집단에서 주목을 받으려는 10대 특유의 감성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입시 걱정 등을 꽃미남, 얼짱, 인터넷 블로그, 댄스그룹, 스포츠 등 10대들의 일상적인 코드에 맞춰 재구성했다. 이미 드라마나 영화에서 연기 경험을 쌓은 김희철 김기범 최시원 등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대사전달력이나 감정 표현 면에서 ‘합격점’에 근접했고, 만화적인 그래픽을 활용한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영상미도 ‘하이틴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이 기대만큼의 흥행성적을 거둔다면 향후 아이돌스타나 인기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기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저예산 영화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작 지향의 추세에 제동이 걸린 한국 영화의 ‘다운사이징’ 바람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영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인 40억원대의 절반 이하 수준인 10억~20억원대로 만들어지는 영화 중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는 예지원.임원희 주연의 ‘죽어도 해피엔딩’(감독 강경훈, 제작 싸이더스FNH.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이 있다. 순 제작비가 17억원이다. 하룻밤에 네 남자에게서 동시에 프러포즈를 받는 한 여배우와 잇따라 죽어나가는 네 남자의 코믹잔혹극을 표방했다. 저예산 HD영화로 제작돼 흥행에 성공한 ‘달콤살벌한 연인’을 ‘벤치마킹’한 작품이다. 이어 올해 말에 선보일 이두일 주연의 ‘버텨라 구창식’(감독 홍현기), 이천희.한지혜 주연의 ‘그, 사랑을 만나다’ 등도 HD로 제작해 흥행을 노리는 저예산 영화들이다. 현재 충무로에는 10억~20억원대의 작품들이 10여편 이상 기획 중이다. 이제까지 ‘저예산 영화=예술영화’라는 등식이 통했으나 최근에는 이처럼 상업영화로 기획되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이들 영화는 코미디.스릴러.로맨틱코미디 등 장르영화의 미덕을 한껏 살리면서도 개성적인 스타일과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열 블록버스터 부럽지 않은 저예산 흥행작으로 한국 영화가 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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